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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8-14 04:48

[58편]큰아들 학균을 양자로 보내는 병연의 마음은 무겁기만 한데
 글쓴이 : 김관동
조회 : 505  

병연이 샘 골로 하향한 지도 일 년이 되어갈 즈음 1830년 3월 25일 둘째 아들을 낳았고, 이름을 익균(翼均)이라 지었다.

아들을 낳은 기쁨이 잠시뿐 익균이 태어나자 두 달 만에 시름시름 앓던 형 병하가 사망했다.

병연은 형을 장사지내고 왔으나 형에게 후사(後嗣)가 없어 마음의 부담을 느꼈다.
며칠이 지난 후 병연은 잠자리에 누어 학균이가 잠들자 낮은 목소리로 아내인 장수 황 씨를 불렀다.

아내는 익균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가 자고있는 익균의 입에서 젖꼭지를 빼고 등 뒤에 누워있는 남편 쪽으로 몸을 돌렸다.
“여보? 돌아가신 형님에게 후사가 없으니…….”
아내는 남편이 속삭이는 말에 말이 없었다.

마치 예감이라도 한 것처럼.
“후손이 없어서야 쓰겠소. 아우인 우리는 아들이 둘이니 어찌 모른 척 지날 수야 있겠소. 우리 학균이를 형님의 양자로…….”
남편이 어려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수 황 씨는 누웠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아 아무 말도없이 고개를 숙인 채 잠자고 있는 학균이를 바라 보았다.

세상살이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데 황주 황 씨도 부정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병연은 학균에게 시선을 주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 가득 찼던 눈물이 양 볼로 주르르 흘러내렸다.
“당신 울고 있구먼.”
남편의 말에 아내는 소매 자락으로 눈물을 훔치더니,
“당신이 집에 안 계실 때 학균이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낸들 모를 리가 있소.”
“언제쯤 데려갈 건가요?”
“내일이라도, 양자로 보내려면 빠를수록 좋은 거요. 하루 이틀 미루면 정이 더 들기 마련이고 그땐 떨치기가 더 어려워지는 법이오.”
“형님은 곧 친정인 평택으로 가서 살겠다고 귀띔했어요.”
“잘됐소. 친정집은 먹고 살만한 집이니 학균이를 위해서도 좋은 일 아니오. 우리 내일 형수님한테 학균이를 데리고 갑시다.”
장수 황 씨는 대답은 않고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학균이를 바라보며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이 조반을 먹고, 아내는 익균이를 업고 아버지는 학균이를 업으며 마옥리 큰집으로 길을 떠나 한나절이 넘어서야 다다랐다.
“어머나! 서방님, 동서 아니세요.”
“네, 안녕하셨어요.”
병연은 인사를 하고 옆에 서있는 학균에게 말을 건넸다.
“학균아 어머니에게 인사드려야지.”
학균이는 아버지의 말에 서먹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기체 만안하시옵니까?”
“어이구나! 학균이가 인사말도 잘하는구나. 아암, 만안하구말구.”
창원 황 씨는 마당으로 내달으며 학균이를 안아주었다.

청주 황 씨는 점심을 지으러 부엌으로 나가자 병연의 아내인 황주 황 씨도 가져온 쌀자루를 들고 부엌으로 따라 나아가 청주 황 씨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형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청주 황 씨는 의아해하며 동서를 바라보았다.
“지난 밤 학균이 애비하고 결정한 일인데, 학균이를 양자로 받으세요.”
“학균이를? 쉽지 않은 결단일 텐데.”
청주 황 씨는 동서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며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여기에 쌀 몇 되 가져 왔는데 밥을 지어 학균이 밥그릇에 쌀밥을 담아서 환심을 사세요.”
“동서 고마워. 그런데 내일 친정 마을로 떠나려 했는데…….”
“그러세요. 내일 학균이를 데리고 떠나세요.”
힘없이 말하는 황주 황 씨의 눈언저리가 젖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