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어머니 태줄을 끊고 고고히 울음을 터트리며 세상에 나와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걱정과 근심을 안고 사는것이 인생이라면 그 걱정과 근심을 잃은 곳이 망우리 공원묘지가 아닌지 모르겠다.
왕자의 난으로 상심한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함께 자신의 건원릉 터를 잡고 망우리 고개를 넘으면서 근심 어린 어조로 말했다. “대사, 저 능역에 20여 기의 왕릉이 더 들어온다면 내 근심을 잊겠는데 그리 되겠소이까.” 무학이 얼핏 햇수를 헤아려 보니 500년 세월이었다. “상왕 전하, 500년 종묘사직은 무탈하겠사오니 부디 근심을 내려놓으소서.” 이후부터 이 고개를 ‘근심을 잊는다’하여 망우(忘憂)리 고개로 부르게 됐다.
지금은 도심의 한 복판에 1경(境 = 30만평)에 가까운 면적으로 땅 없는 서민의 마지막 가는 장소로 지금은 들어 갈 수도 없는 길지요 명당이 되어버린 묘지 공원이다. 관리소에 들르니 안내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현재는 많이 이장이 되었지만 아직도 17.000여기가 산재해 있으며, 독립운동가 내지는 시인과 문학인이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명인들로 이 곳에 계신것을 보고.... 관리소의 허락을 받고 차량으로 한 바퀴를 돌며 죽산 조봉암선생, 만해 한용운선사, 소파 방정환선생의 묘역을 둘러 보았다.
마침 구리에 살고 있는 고교 동창이 합세하여 탐사 자리를 같이 하였다. 죽산 조봉암 선생은 초대 농림부 장관을 지낸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대통령과 대통령 경선에 인기가 상승하자 정략적으로 좌익으로 몰려 사형을 당하신 정치가로 우리 국민들이 근대사의 취부를 처음 접한 희생양의 정객이시었다.
선생의 묘향은 무학대사가 가장 좋아했던 자좌오향(정남향)으로 생전의 설한을 양지바른 곳에서 쉬시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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