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10.(일요일)
어제 저녁에 과음한 탓에 8시에 기상하여 호텔식 조찬을 하였는데 속이 미식거리고 불편하여 빵 한 조각에 복숭아통조림과 요쿠르트 하나를 먹고 방으로 들어 왔으나 속이 너무 거북하여 가스명수 하나를 마시니 속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
친구의 조언을 듣고 가스명수를 준비해 간 것이 적효(適效)하여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9시에 이틀간의 짐을 모두 챙겨서 호텔을 나와 수 없이 펼처지는 지평선을 지나고 지나 약 두 시간가량 달려가 닿은 곳이 스페인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지은 소설 돈키호테가 적군으로 알고 돌격했다가 나가 떨어졌다는 꼰수에그라에 있는 풍차마을에 도착하였다.
대평원 속에 우뚝 솟은 마을 같은 언덕위에 풍차가 12대가 설치되어 위풍당당히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마을 입구에서 입장권을 사서 언덕위에 주차장도 아닌 도로에 주차를 시키고 하차하였다.
가이드가 안내하기를 이곳에는 변소가 유일하게 한군데가 주차장에 있는데 한사람이 50센트만 내면 된다고 하면서 마침 청소하는 여인이 서있어서 몇 명만 들어가고 마지막 나오는 사람이 리레이 식으로 이어서 들어가 용변을 보면 된다고 하였다.
구라파 여행에서 제일 애를 먹는 것이 화장실 문화의 낙후임을 새삼 직감하면서 소변을 보고 나왔다.
화장실 위로 소설속의 고성(古城) 같이 성이 하나 있는데 이곳 또한 별도로 압장료를 내야 한다고 하여 풍차 구경만 하기로 하고 걸어서 풍차를 관광하였다.
풍차 아래로 펼처진 대평원의 밀을 생산하여 이곳에서 바람을 이용해 풍차를 돌려 밀을 도정하였을 당시를 상상해 보면서 유일하게 개방된 풍차한 곳을 들어가 관람하였다.
온통 나무로 깍아 조립한 맷돌은 당시의 번거로웠을 한 시대의 풍요를 대변해 주고 있었다.
12대의 풍차는 약간의 간격으로 3~4대씩 무리를 이루어 설치되어 있었다.
돈 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는 1547년 9월 29일, 에스파냐의 수도 마드리드 인근의 알칼라 데 에나레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deCervantes)이지만, 훗날 먼 친척의 이름인 ‘사아베드라’(Saavedra)를 덧붙여 사용한 관계로 오늘날에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MigueldeCervantesSaavedra)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아버지는 귀족 출신 의사였지만 경제적으로는 무능해서 1551년에는 빚 때문에 전 재산을 차압당하고 투옥되기까지 되었다.
이후 가족이 바야돌리드와 세비야 등 여러 지역을 전전하는 와중에도 가정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1616년 4월 23일, 세르반테스는 69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흥미롭게도 이 날짜는 당대의 또 다른 영국의 자랑인 대작가 셰익스피어의 사망일과 일치하여 신의 조화로 이들을 같은 날 소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레반테스가 죽은 지 40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 한 작가의 소설이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이곳의 시골 마을이 마냥 부러움의 대상이 되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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