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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24 06:06

구사비진 (求似非眞)
 글쓴이 : 김관동
조회 : 167  

       구사비진 (求似非眞)

청나라 원매(袁枚) "속시품(續詩品)"'저아(著我)'에서 이렇게 말했다.

"不學古人(불학고인) 옛사람을 안 배우면

法無一可(법무일가) 볼 만한 게 하나 없고,

竟似古人(경사고인) 옛사람과 똑같으면

何處著我(하처저아) 어디에도 내가 없다.

字字古有(자자고유) 옛날에도 있던 글자,

言言古無(언언고무) 하는 말은 다 새롭네.

吐古吸新(토고흡신) 옛것 토해 새것 마심,

其庶幾乎(기서기호) 그리해야 않겠는가?

孟學孔子(맹학공자) 맹자는 공자 배우고,

孔學周公(공학주공) 공자는 주공 배웠어도,

三人文章( 삼인문장) 세 사람의 문장은

頗不相同(파불상동) 서로 같지 않았다네."

정신이 번쩍 든다.

제 말 하자고 글을 쓰면서 옛사람 흉내만 내면, 끝내 앵무새 소리, 원숭이 재간이 되고 만다.

덮어놓고 제소리만 해대면 글이 해괴해진다.

글자는 옛날에도 있었지만, 그 글자를 가지고 글을 써서 옛날에 없던 글이 나와야 좋은 글이다.

묵은 것은 토해내고 새 기운을 들이마셔야 제 말 제소리가 나온다.

주공에서 공자가 나왔고, 공자를 배워 맹자가 섰다.

배운 자취가 분명하나 드러난 결과는 판이하다.

잘 배운다는 것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연암 박지원이 이 말을 받아 말했다.

"夫何求乎似也(부하구호사야) 왜 비슷해지려고 하는가?

求似者非眞也(구사자비진야) 비슷함을 구함은 진짜가 아니다.

天下之所謂相同者(천하지소위상동자) 세상에서는 서로 같은 것을 '꼭 닮 았 다'고 하고,

必稱酷肖(필칭혹초) 분간이 어려운 것을 '진짜 같다'고 한다.

難辨者亦曰逼眞(난변자역왈핍진) 진짜 같다거나

夫語眞語肖之際(부어진어초지제) 꼭 닮았다는 말에는

假與異在其中矣(가여이재기중의) 가짜이고 다르다는 뜻이 담겨 있다.“

비슷한 가짜 말고 나만의 진짜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녹천관집서(綠天館集序)'에 나온다.

법은 옛것 속에 다 들어 있다.

있는 법에서 없는 나, 새로운 나, 나만의 나를 끌어내야 진짜다.

같아지려면 같게 해서는 안 된다.

똑같이 해서는 똑같이 될 수가 없다.

다르게 해야 같아진다. 똑같이 하면 다르게 된다.

같은 것은 가짜고, 달라야만 진짜다.

그런데 그 다름이 달라지려 해서 달라진 것이 아니라 같아지기 위해 달라진 것이라야 한다.

옛 정신을 내 안에 녹여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면 무엇을 해도 새롭게 된다.

그러지 않으면 허무맹랑하고 황당무계한 것을 새롭다고 착각하는 수가 있다.

이 분간을 세우자고 우리는 오늘도 공부를 한다.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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