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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23 04:06

한글과 한자는 상생해야 한다
 글쓴이 : 김관동
조회 : 132  

     한글과 한자는 상생해야 한다

 

[정운찬 칼럼]한글과 한자는 상생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에 평화무드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잘된 일이다.

 그러나 경제는 죽겠다고 아우성들이다.

 아직도 저성장과 양극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다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도 많다.

 하나의 예로 한글전용론을 들 수 있다.

 한글전용은 ‘문자전쟁’으로 표현될 정도로 지난 70년간 지속된 뜨거운 화두였다.

 저간의 상황을 살펴보면 지나온 발자취가 평탄치 않았다.

 1948년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음에도 문자 표기는 국한문 혼용을 기조로 이어 왔다.

 그러다가 1970년 한글전용 정책이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그를 바탕으로 2005년 ‘국어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다시 한번 한글전용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심지어는 1996년 그리고 2016년에는 한글전용 정책의 위헌성에 대해 헌법재판소로부터 심판을 받기도 했다.

 상당한 기간 심사숙고하던 헌법재판관들이 심의한 결과 현행 법조문을 그대로 인정하는 합헌이 결정되고, 한글전용의 문자정책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헌법소원의 결정은 그대로 수용하더라도 초등학교의 한자교육만은 교육과정에 넣어 지도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일어났다.

 많은 단체들의 건의와 여론의 추세를 살피던 교육부가 드디어 2014년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추진계획을 널리 공지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로 2016년 12월에는 교육부가 287자의 기초한자를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어 한자교육을 실시하기로 발표까지 했는데, 교육상의 여러 가지 문제점과 대내외 환경의 변화를 핑계로 이를 백지화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나는 말과 글의 전문가라 하기에는 부적절하지만 나름대로 문자정책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

 경제학을 전공한 학자로서도 그러하거니와, 대학 강의에서도 우리의 말과 글의 사용이 매우 중요함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논문 작성은 물론 각종 원고 집필 때마다 한글과 한자어를 두고 고심하기도 했다.

 특히 경제학 분야는 한글 표기는 물론이고 한자 그리고 외국어의 사용이 많은 편이다.

 새로운 외국 이론의 표기에는 외국어의 사용이 불가피했고, 한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문자는 한자어를 사용해야 쉽게 전달되는 경험을 갖기도 했다.

 간단한 경제(經濟), 경영(經營)이라는 말도 한글로만 표기해서는 그 뜻을 바로 전달하기가 어렵다. 


 나는 1990년 조순 선생의 <경제학 원론>을 개정하는 작업에 참여하였다.

 이 책은 1974년부터 그때까지 오랫동안 전국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널리 알려졌을 때다.

 그런데 갑자기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책 내용의 표기에 한자가 많아 독자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자로 쓰인 용어, 학술어를 모두 한글로 바꾸어 달라는 것이다.

 독자의 요구라 부득이 한자어를 한글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학 용어는 대부분이 한자어다.

 간단한 예만 들어도 성장, 분배, 지표, 분석 같은 어휘들이 모두 그렇다.

 특히 추상어, 개념어, 전문어 등 추리와 분석 사유 전개에 필요한 대부분의 어휘가 한자어인 게 사실이다.

 한자어를 한글로 전환했다고 해서 그 개념이 쉽게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이는 비단 경제학 분야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런 문제들이 내가 언어정책에 관심을 갖게 한 계기라고도 할 수 있다.

 알다시피 언어는 말을 뜻하고, 문자는 글을 말한다.

 세계에 3000개 이상의 국가, 민족이 있지만 제 나라 말과 제 나라 글자를 지닌 민족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는 그런 말과 글을 수천년 전부터 향유하고 있으니 가히 문화민족이라 할 수 있다. 

 나는 한글전용의 취지에 동의하면서도 현실적 측면에서 몇 가지 문자정책의 범국가적 배려가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다. 

 그 첫째가 문자에 담긴 창의성 개발이다.

 창의성은 두뇌를 통해 새롭게 생각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때의 창조적 상상력과 사유능력의 바탕은 언어와 문자의 활용에 걸린 문제다.

 이 언어와 문자의 창의적 활용이 우리가 갖추어야 할 핵심이다.

 저술도 그런 활동의 일부이다.

 그러자면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그래야 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다른 무엇보다 교육정책에서 언어, 문자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언어에 대한 지식이 넓고 깊을 때, 표현이 명확하고, 명료한 사고가 창출된다.

 명료한 사고는 설득력 있는 추론을 유발하며, 추론이 모여 사상체계를 형성하고, 사상체계가 모여서 마침내 하나의 문화벨트가 형성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우리의 문자인 한글과 한자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 둘 중 어느 한쪽이 소외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

 우리의 수천년 역사를 보더라도 한글과 한자는 상생이어야 제구실을 할 수 있었다.

 이 말은 한글과 한자의 사용에서, 대결보다는 조화를 이루도록 교육과 그 정책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글과 한자는 동전의 안팎처럼 분리할 수도 없고 배타적이어서도 안된다.

 그 속에 조상의 숨결도 있고, 정서도 있고, 전통도 있다.

 여기에서 이기(理氣)철학도 나오고, 예악(禮樂)에 관한 철학도, 조화와 견제의 미덕도 나왔다.

 이런 사상들이 살아나도록 한글과 한자 교육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셋째로 문자정책도 주변 정세와 조화해야 한다.

 우리는 홀로 사는 독불장군이 아니다.

 이웃 나라도 가야 하고, 국제 사회와도 교류해야 한다.

 그런 문화적 활동을 위해서라도 거기에 알맞은 우리의 문화정책, 문자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문화권의 핵심 국가이다.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이 같은 범주들이다.

 이들과 함께 가야 한다.

 이들이 모두 동아시아 문화권의 보편어인 한자어를 공유하고 있다.

              

 교육에서만은 이들 나라와 나란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수천년간 우리 언어 속에 녹아든 조상의 정신도 이어받고 학문적 성숙도 이룰 수 있는 길이다.

 한글과 한자가 나란히 상생해야 우리의 문화 발전도 융성해질 것이다.



정운찬 |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한국야구위원회 총재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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