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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13 05:00

독립불구의 거문고
 글쓴이 : 김관동
조회 : 211  

     독립불구의 거문고

 

 돈 없으면 이 세상에 혼자 서 있는 것 같다.

 조직에서 퇴출당하면 정말 외롭다.

 돈과 조직에서 멀어지는 이 고통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주역의 수많은 문구 가운데서도


 '독립불구(獨立不懼) 돈(둔)세무민(遯世無悶)'이라는 대목을 제일 좋아한다.

 '홀로 서 있어도 두렵지 않고, 세상과 떨어져 있어도 고민하지 않는다'


 이다.

 세상 돌아다니다가 독립불구와 돈세무민이 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과 존경심이 생긴다.

 하동군의 지리산 화개골짜기에 가면 정금(井琴) 마을이 있다.

 거문고의 명인이었던 옥보고 신선이 칠불사 옥보대(玉寶臺)에서 거문고를 타면 산 밑의 20리 떨어진 동네인 정금마을의 우물에서 그 거문고 소리가 들렸다는 전설이 있다.

 동네 이름이 정금인 이유이다.

 그 정금 마을의 위쪽 허름한 산골집에 거문고 연주자 율비(律秘) 김근식(65) 선생이 살고 있었다.

 구불구불한 산골 동네의 골목길을 너덧 차례 꺾고 들어가니 단칸방에 60대 중반 독거노인이 외롭게 거처하고 있었다.

 방 안에는 거문고 하나와 다상(茶床), 그리고 최치원의 화개동시(花開洞詩)가 병풍으로 펼쳐져 있었다.

 전 재산이지 싶었다.

 한 달 5만원 월세의 집은 남루하였지만 집 옆에서 들려오는 계곡 물소리가 이 집의 격조를 높여 주었다.

 부산에서 태어난 율비 선생은 어려서 가정이 파탄 났다.

 아버지는 술 먹고 가정폭력,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어린 율비는 밑바닥을 헤매며 자랐다.

 20세 무렵부터 먹고살기 위해 술집과 나이트클럽을 전전하였다.

 술집에서 베이스기타를 쳤던 것이다.

 80년대 초반 밤무대를 돌며 기타를 치면서 핑크 플로이드, 딥퍼플, 에릭 클랩턴의 록 음악에 심취하였다.

 어느 날 서양 록 음악의 한계를 느끼면서 34세에 부산대 국악과에 들어가 40세에 졸업하였다.

 거문고의 세계로 들어갔던 것이다.

 "거문고는 뭐요?"

 "거문고의 소리가 사라진 상태, 그 상태가 심연(深淵)처럼 느껴집니다.

  그 심연에서 완전한 릴렉스와 삼매의 상태로 들어가는 겁니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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