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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1-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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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監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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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관동
 조회 :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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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監獄)
죄를 지어 옥에 갇힌 사람이 죄수(罪囚)다.
수(囚)라는 글자 자체가 ‘울타리에 갇힌 사람’의 모습이다.
남관(南冠), 초수(楚囚)라는 단어도 같은 뜻이다.
춘추(春秋)시대 때 남쪽 초(楚)나라 사람이 북쪽의 진(晋)나라에 잡혀 와 있었는데, 2년이 지나도록 차림새가 포로로 잡힐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는 것.
남쪽 나라 사람들이 쓰는 모자라는 뜻의 ‘남관’, 옥에 갇힌 초나라 사람이라는 뜻의 ‘초수’는 그래서 죄수의 대명사가 됐다.
이들이 갇히는 곳이 감옥(監獄)이다.
감옥을 지칭했던 한자는 여럿이다.
원래 가축을 가두는 외양간이라는 뜻의 뇌(牢)가 먼저 눈에 띈다.
수뢰(囚牢)라고 적으면 ‘죄수를 가두는 곳’이 된다.
옥(獄)은 원래 송사(訟事)를 지칭했던 단어다.
따라서 옥사(獄事)라고 적으면 ‘중대한 범죄를 다스리는 일’이 되기도 하지만, 원래는 법을 앞에 두고 벌이는 소송(訴訟)을 지칭했다.
그래서 단옥(斷獄)이라는 단어는 소송 절차 중의 마지막 판결을 뜻한다.
감(監) 또한 ‘살피다’라는 뜻에서 발전해 죄수를 가두는 곳이라는 뜻을 얻었다.
민간에서 많이 쓰는 단어였다고 한다.
뇌옥(牢獄)·감뢰(監牢)·뇌감(牢監) 등이 감옥과 동의어다.
영어(囹圄)라는 단어도 잘 알려져 있다.
역시 죄인을 잡아두는 곳이다.
죄인을 끌어와(囹), 가둔다(圄)는 뜻의 두 글자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다.
흙을 둥그렇게 둘러 벽을 만든다는 뜻의 원토(圜土)·원실(圜室)·원장(圜墻)도 감옥을 지칭한다.
총극(叢棘)과 엄극(嚴棘)이라는 단어도 있다.
가시나무를 뜻하는 극(棘)을 빽빽하고 조밀하게 심어 둔 곳이라는 뜻이다.
역시 죄수를 잡아두는 곳이다.
이채로운 단어가 잠실(蠶室)과 청실(請室)이다.
과거 생식기를 제거당하는 궁형(宮刑)을 받은 죄인이 머물렀던 곳이 잠실이다.
찬바람 맞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궁형 수형자를 누에 키우는 방에 머물게 한 데서 유래했다.
청실은 죄를 지은 관리가 들어가는 감옥이다.
죄를 순순히 인정하라는 뜻의 글자 ‘청(請)’을 썼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2010년 가을의 뉴스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불법과 탈법의 기업인들을 청실에 가두는 게 가능할까.
그러면 잘못을 제대로 인정할까.
가을날의 백일몽(白日夢)?
유광종 중국연구소 부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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