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공 인근
(掌令公 仁根)
공의 자는 사심(士心), 호는 정헌(靜軒). 정조 15년(1791) 신해 1월 1일 출생하였다.
중시조는 문정공[(文正公) 양관대제학 좌의정 청백리 증영의정 청음(淸陰) 상헌(尙憲)]으로, 현조는 노가재공[(老稼齋公) 동몽교관 증이조참의 창업(昌業)]이고, 고조는 문경공[(文敬公) 내시교관 대신주 증이조판서겸 제주 신겸(信謙)]이며, 증조는 문간공[(文簡公) 형조참판 지암(止菴) 양행(亮行)이니, 할아버지는 첨정공[(僉正公) 음사옹첨정 자연와(自然窩) 이구(履九)]이요, 아버지는 집의공[(執義公) 선경연관 사헌부집의 실암(實菴) 직순(直淳)]과 어머니 숙인 은진송씨의 2남 2녀 중 장남으로 사복정 증규장각부제학 정근(貞根)의 형이다.
헌종 4년(1838) 12월 20일 의정부(議政府)와 이조(吏曹)에서 경연관을 뽑았는데 초선에 들었고, 12월 22일경연관(經筵官)으로 뽑혀 유지(諭旨)를 받았으며, 이듬해 2월 30일 사헌부 장령으로 교지를 받앗다.
헌종 6년(1840) 4월 9일 경연에서 하유(下諭)하기를, “과인(寡人)이 어린 나이로 즉위하여 학문의 방도를 알지 못하므로, 오로지 계옥(啓沃)하고 보도(輔導)하는 데에 의지하고 있는데, 마땅한 사람을 찾는다면 어찌 임하(林下)에서 독서(讀書)하는 어진 그대들이 아니겠는가? 이에 또한 특별히 근시를 보내어 이 뜻을 누누이 전한다. 이것은 내 말일 뿐만 아니라, 곧 또한 온나라 신민(臣民)이 함께 바라는 것이니, 이 뜻을 헤아려서 곧 길을 떠나 오도록 하라.”하고, 이어서 사관(史官)에게 명하여 전유(傳諭)하게 하였다.
헌종 7년(1841) 1월 12일 경연에서 하유하기를 “내가 새해 상순에 단문(端門)에서 시조(視朝)하여 뭇 신하에게 자문하고, 정치의 요체를 깊이 생각하건대, 대개 유교를 숭상하고 어진이를 예우하는 것보다 먼저 힘쓸 것이 없으므로, 내가 그대에게 전후에 돈면(敦勉)한 것도 이미 여러 번이었다. 미덕(美德)을 지니고서도 스스로 은둔을 달갑게 여기므로, 한갖 예를 다하여 부를 뿐 어진이를 머물러 있게 하기 어려우니, 진실로 내가 덕이 없고 정성이 얕아서 서로 믿을 만하지 못하기 때문이나, 또한 그대를 위하여 애석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그대는 충현(忠賢)의 세주(世胄)로서 가정의 가르침에 물들었으니, 내가 미처 보지는 못하였으나 묻지 않아도 당세의 어진이임을 알 수 있다. 광필(匡弼)하고 계옥(啓沃)하는 책임과 도(道)를 지키고 세상을 붙들어 세우는 공(功)은 오히려 임하(林下)의 어진이들에게 힘입는 것이 있으니, 그대가 오막살이·샘물가에 한가하게 은둔하려 하더라도 어찌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아!
유술(儒術)을 두텁게 숭상하는 것은 우리 열성조(列聖朝)에서 서로 전수한 가법(家法)이다. 그대의 집안 선정(先正)이 명명(明命)을 크게 도와 조야(朝野)에서 모범 삼고 사림에서 본받았으니, 내가 부르는 것은 곧 선왕의 예우이고 그대가 따르는 것은 곧 선정의 직분이다. 내가 어찌 백성을 편하게 한 선왕의 대신이 도모한 공을 행하지 않을 수 있겠으며, 그대도 어찌 감히 옛 선정이 끼친 공열(功烈)을 본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더구나 자성(慈聖)의 정녕한 가르침이 학문에 부지런하고 어진이를 가까이 하라[勤學親賢]는 네 글자에 지나지 않으니, 부른 가운데에 들어 있는 자는 마땅히 와서 조석으로 가까이에서 나를 인도하여 큰 가르침에 보답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자나깨나 마음속에 생각하여 반드시 조정에 나오게 하려는 까닭이다. 이제 자전(慈殿)의 아름다움이 크게 드러나 팔방에서 두루 기뻐하는 것을 생각하면, 함께 경축하는 의리에 있어서 어찌 수레를 타거나 신 신을 겨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저 동강(東江)을 돌아보건대, 작은 배 하나로 건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몇 줄의 글을 내려 예물(禮物)을 갈음하니, 그대는 멀리 떠나려는 마음을 힘써 돌이켜 즉일로 돌아와 우리 성전(盛典)을 빛내고 나의 불선(不善)을 도와 내가 마음을 비우고 서서 어진이의 말을 들으려는 희망에 부응하도록 하라.”하였다.
헌종 7년(1841) 2월 27일 신축 2월 27일 향년 51세에 급서하니 헌종은 영의정 조인영(趙寅永 1782~1850)에게 명하여 장례를 돕게 하였고 헌종이 친히 행장을 내렸다.
배위는 숙인 해평윤씨로 정조 17년(1793) 계축에 태어나 순조 21년(1821) 신사 9월 17일 애수(哀壽) 29세에 졸하였다. 아버지는 영열9英烈)이고, 할아버지는 현령 취동(聚東)이며, 증조는 증참판 득량(得良)이니, 외조는 교리 이적보(李迪輔)로 본관은 연안이다.
후배(后配)는 숙인 곡산한씨로 순조 3년(1803) 계해에 태어나 고종 31년(1894) 갑오 9월 11일 천수 92세에 졸하였다. 아버지는 석현(錫賢)이고, 할아버지는 언조(彦祖)이며, 외조는 김현모(金顯模)로 본관은 경주이다.
슬하에 1남 1녀를 두니 1남은 우부승지 우전(雨田0 병우(炳愚)이고, 1녀는 아버지가 좌찬성인 민영위(閔泳緯)로 여흥인이다.
묘소는 강원도 원주시 건등면 구포동 간좌곤향(艮坐坤向 : 서남향)에 삼합폄이고 묘지는 자술하였으며 부인의 묘지는 공이 찬(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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