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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광천읍 소암리에 있는 수령 430년의 왕배나무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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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섬에서 광천 장을 보러오는 큰 배는 독배에서 정박하고 작은 돛단배는 왕배나무에 묶어서 나무 이름을 왕배나무라고 했다. -왕배나무의 유래에 대해, 광천읍 담산리에 사는 전영진(88) 씨의 증언-」
아름이와 한나는 지난 여름방학을 주는 날 ‘우리역사 바로알기 대회’에 대한 선생님의 안내를 듣고 함께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했다. 평소에 궁금해 하던 점을 이번 기회에 풀어보고 싶었다. 6월 어느 날 학교 주변을 산책하다가 더운 날씨 탓에 시원한 장소를 찾던 중 광천천 바로 옆에 있는 거대한 느티나무를 발견하고 그늘로 들어갔다. 나무 그늘에서 시원하게 쉬던 중 나무 옆에 서있는 안내판을 읽어 보았다. 안내판에는 나무의 나이가 430년 되었다는 것과 더불어서 다음과 같이 씌어져 있었다.
<이 느티나무는 옹암포에 불이 꺼질 줄 모르던 상권 부흥의 시절, 바닷물이 바다와 11㎞ 떨어진 이곳까지 들어와 배를 매어놓았던 나무라 해서 왕배나무라 한다고 전해진다.>
‘아니 이곳까지 배가 들어왔다니’ 놀라운 안내문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지금 이 하천에는 바닥에 잡초만 무성한데’ 교무실에 가서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다. 선생님께서는 “간척사업을 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밀물 시 이곳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을 수도 있겠지” 하셨다
사회를 담당하는 이기세 선생님과 호기심을 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의논한 결과 개발 이전에 바닷물이 어디까지 들어왔는지 알아보고, 왕배나무를 중심으로 광천천과 관련된 이야기나 자료를 찾아 옛날의 모습을 그려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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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룡교에서 본 광천천(상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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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룡교에서 본 광천천(하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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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배나무에 얽힌 역사
광천여자중학교 인근 1km 지점에 왕배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느티나무로 수령이 430여년이 되었다. 이 나무에 얽힌 역사를 알아보았다. 왕배나무는 광천 독배까지 들어온 큰 배에서 화물을 나누어 실은 작고 바닥이 평평한 배가 상류까지 거슬러왔을 때 매어놓던 나무로 확인됐다. 왕배나무까지 배가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90여 년 전으로 추정했다.
▶ 광천 쪽다리의 실체
할머니들이 말씀하시던 광천 쪽다리는 실제로 있었던 다리다. 그런데 그 다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는 그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으나 시원하게 밝혀주는 것이 없었다. 지역 주민들의 증언과 지역의 향토사학자를 찾아 탐문하여 대략적인 위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 자리는 현재 왕배나무가 있는 곳에서 상류 쪽으로 50m 지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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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 근대화를 위한 조선소(옹암포, 197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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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장을 보고 돌아가는 섬주민들(옹암포, 197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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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려각에 담긴 사연
왕배나무에서 하류로 1Km 지점의 하천변 산 밑에 자리 잡은 작은 기와집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이 건물은 열녀문으로 조선시대 이유수의 부인인 원주 변 씨의 정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이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은 원주 변 씨가 그 유명한 방랑시인 김삿갓의 외할머니라는 사실이다. 그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 지역 향토사학자인 최종돈 할아버지로부터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에는 단지 추정일 뿐 명확한 단서가 없었는데 최근에 함평이씨 문중의 족보를 구하여 그 내용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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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읍 광천리 신대마을에 있는 정려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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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밖에 만난 김삿갓
원주 변씨가 김삿갓의 외할머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홍경래의 난으로 김삿갓의 할아버지는 역적이 되고, 김삿갓의 외조부모는 공신이 된 사연이다. 같은 시대에 같은 손자를 둔 두 집안의 대조적인 이야기를 확인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 독배의 어제와 오늘
독배와 관련된 1931년의 동아일보 기사를 통해 한 때 광천장이 얼마나 활기차고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는지 알 수 있었다. 독배는 1970년대까지 광천장이 열리는 4일과 9일면 서해 각 지역에서 찾아오는 150여척의 상선과 고깃배로 넘쳐 났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육상교통의 발달과 대도시의 성장으로 그 역할이 줄어들면서 포구로서의 기능이 정지되었고, 1990년대에 시작된 홍보지구 농업종합개발사업으로 지금은 드넓은 갯벌이 육지로 바뀌어 또 다른 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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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수와 원주변씨 신도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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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수와 원주변씨 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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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수와 원주변씨 묘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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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여자중학교(교장 이선우)에서는 충청남도교육청이 역사교육강화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2008 초ㆍ중ㆍ고등학생 우리역사 바로알기 대회’에서 2학년 유아름, 최한나 학생이 ‘왕배나무의 비밀’이라는 광천지역 열녀에 대한 조사 보고서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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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이씨 족보에 이유수의 사위가 김안근이며, 그 아들이 김병연(김삿갓)임을 확인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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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는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이 그 당시 바닷물이 왕배나무까지 들어왔고 전국에서 몇 번째 안가는 상권의 시장이었던 사실과 한양으로 가는 쉼터도 되고 중요한 보급로도 되었다는 것이 신기했다”고 했다.
아름이는 “다른데서 살다가 이사 와서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학교생활 때문에 짬을 내기가 어려웠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조사하면서 많은 사실을 알게 되어서 지역에 대한 자긍심이 생겼다”고 했다.
이기세 지도교사는 “교실에서 수업을 하다보면 교과서 안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데 실제로 우리한데 필요한 지식들이 교과서 안보다는 밖에 많다. 지역사회탐구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아이들이 시험이나 입시에는 공부를 많이 하는데 살아가는 지역 역사나 숨은 이야기 미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고 바라보고 하는 점이 아쉽고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역사바로알기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지역을 사랑하고 과거의 광천의 영광이 되살아나기를 바란다. ‘어떻게 하면 광천이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서로 배려하는 지역으로 만들어갈까’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연구하고 싶다”며 “아이들과 함께 조사할 때 주저하지 않고 지니고 있는 자료를 선뜻 내놓은 최종돈 향토사학자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평소에 생각 없이 지나치던 우리 지역의 역사 유적에 대해 새로운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한다. 그것이 현재 우리들의 삶과 깊은 관련성을 맺고 있으며, 지난날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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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옹암포의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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