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壤府庶尹贈吏曹判書金公墓碑銘

(평양부 서윤 증이조판서 김공 묘비명)

조선(朝鮮) 증자헌대부이조판서겸지(贈資憲大夫吏曹判書兼知) 경연춘추관성균관의금부사홍문관대제학예문관대제학(經筵春秋館成均館義禁府事弘文館大提學藝文館大提學) 세자좌빈객행통훈대부평양부서윤겸춘추관편수관부군묘비(世子左賓客行通訓大夫平壤府庶尹兼春秋館編修官府君墓碑)

아김(我金)이 안동(安東)에서 한성(漢城)에 올라와 백악하장동(白岳下壯洞)에 존기(尊基)함은 실(實)로 서윤부군(庶尹府君)부터요 남양주군와부읍덕소리석실(南楊洲郡瓦阜邑德沼里石室)에 세장(世藏)함은 이래사백사십년(爾來四百四十年)에 도학명절(道學名節)과 문장잠영(文章簪纓)이 대(代)를 이어노니 이른바 경파(京派)의 중조(中祖)이시다.

부군(府君)의 휘(諱)는 번(璠) 자(字)는 문서(文瑞)이니 아김(我金)이 안동(安東)에 적(籍)하고 고려태사휘선평(高麗太師諱宣平)을 시조(始祖)로 하여 관면(官冕)이 상승(相承)하니 증조휘삼근(曾祖諱三近)은 비안현감(比安縣監)이요 조휘계권(祖諱係權)은 한성부판관(漢城府判官)이요 고휘영수(考諱永銖)는 사헌부장령(司憲府掌令)이요 비(妣)는 숙부인강릉김씨(淑夫人江陵金氏)이니 부(父)는 능성현령박(綾城縣令愽)이다.

부군(府君)은 성종기해(成宗己亥)에 생(生)하여 연산군무오(燕山君戊午)에 진사(進士)에 올라 중종계유(中宗癸酉)에 문과갑과(文科甲科)로 등제(登第)하고 군자감직장 성균관전적 사간원정언 병예쌍조좌랑 경기도사 승문원판교 공조정랑(軍資監直長 成均館典籍 司諫院正言 兵禮雙曹左郞 京畿都事 承文院判敎 工曹正郞)을 거쳐 안음현감(安陰縣監)으로 나아가고 들어와 익위사익위 시강원문학 병예양조정랑 제용감첨정(翊衛司翊衛 侍講院文學 兵禮兩曹正郞 濟用監僉正)으로 평양부서윤겸 춘추관편수관(平壤府庶尹兼 春秋館編修官)에 임명(任命)되고 오년(五年)만에 병(病)으로 환경(還京)하여 갑진(甲辰) 십이월(十二月) 이십삼일(二十三日)에 졸(卒)하니 향수(享壽) 육십육세(六十六歲)이요 익년을사(翌年乙巳)에 석실신조(石室新兆)에 복장(卜葬)하고 누(累) 증(贈)하여 이조판서겸대제학(吏曹判書兼大提學)에 이르다.

부군(府君)이 전적(典籍)일 때에 북로(北路)의 한황(旱蝗이 혹심(酷甚)하여 조정(朝廷)에서 장차 남속(南粟)을 옮겨 지휼(賑恤)하려하나 수로삼천리(水路三千里)에 풍도장한(風濤壯悍)함으로 전운(轉運)에 있어 파선비속(破船費粟)됨이 많아 감임(堪任)할 이를 택(擇)함에 드디어 부군(府君)에게 명(命)하니 규진석건(規盡棤虔)에 일호(一毫)의 유루(遺漏)도 없이 부군(府君)의 간국(幹局)도 없이 비로소 창철(昌徹)되여 평양(平壤)에 부임(赴任)하여서는 둔전책(屯田策)을 세워 농상(農桑)을 권과(勸課)하고 무명과감(無名科歛)을 견제(蠲除)하여 민송(民誦)이 양일(洋溢)하였으며 가거(家居) 이십년(二十年)에 죽소(竹素)로 자오(自娛)하고 효우진성(孝友盡誠)하니 매양 가진(佳辰)에 친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