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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22 16:57

대산 김석진 선생 (조선일보)
 글쓴이 : 김관동
조회 : 2,023  
지금은 정신보다 물질, 남자보다 여자가 앞서는…”
  • “陰의 시대”
    [혼탁한 세상에 한줄기 맑은 바람] 마지막 선비를 찾아서
    [4] 대산 김석진 옹
    “한복을 벗고 양복을 입듯 수시변역이 주역의 본 뜻”
  • 이한수 기자(글) hslee@chosun.com
    전재홍 기자(사진) jhjun@chosun.com
    입력 : 2007.09.21 21:50 / 수정 : 2007.09.22 00:30
    • ▲ 대산 김석진씨
    • 동양고전에 관심 가진 사람은 누구나 대산(大山)이란 이름을 안다. 대산 김석진(金碩鎭·79)씨는 국내 유수 출판사에서 ‘대학(大學)’, ‘중용(中庸)’ 같은 동양고전, 특히 ‘주역(周易)’ 관련 책 10여 권을 냈다. 지금까지 그에게 주역을 배운 제자는 6000명을 헤아린다. 주역을 배우고 호를 받은 유명 기업가와 법조인도 많다. 가히 국내 최대 ‘주역 학파’다. 대전 유성구의 신도시 고층 아파트에 사는 그는 단정히 넥타이를 매고 양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한복을 벗고 양복을 입듯) 수시변역(隨時變易·때에 따라 바꾸는 것)이 주역의 본 뜻”이라고 말했다.
       
      ―글은 누구에게 배우셨나요.

      “어릴 때 할아버지 무릎 위에서요. 청음(淸陰·김상헌)의 후손이라는 뜻으로 호를 청하(淸下)라 한 할아버지로부터 천자문·동몽선습·통감·소학을 배웠지요. 동네 친구들이 학교 가는 게 부러워서 논산 가야곡면 심상소학교를 6년 다녔어요. 상급학교에 진학하려고 했는데 할아버지가 ‘인기아취(人棄我取·다른 사람이 버리는 것을 나는 갖는다)라. 한문이 천해지는데, 천하면 귀해지고 귀하면 천해지는 법이다. 나중에 글자 한 자에 천냥짜리가 될 거다. 한문 공부를 계속해라’ 하셨습니다.”

      ―왜 주역에 집중하셨습니까.

      “대학·중용·논어·맹자를 공부하다 보니 19세가 됐어요. 큰 글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대둔산 석천암에 주역의 대가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야산(也山)이라 호를 한 분인데 그 분을 따라 13년을 배웠습니다.”

      야산 이달(李達·1889~1958)은 비범한 일화를 많이 남긴 근대 주역연구의 전설적인 학자다. ‘이주역’으로 불린 그는 5남1녀 자식이름을 진(震)·감(坎)·간(艮)·이(離)·태(兌)·손(巽) 등 주역의 팔괘(八卦)를 따서 지었다. 역사학자 이이화(李離和·70)씨는 그의 넷째 아들이다.

      ―주역은 점 치는 책 아닙니까.

      “모르고 하는 소리! 코끼리에서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면 코끼리가 ‘내 발가락이다’ 할 수는 있지만 발가락이 ‘내 코끼리다’ 할 수는 없는 것이요. 사주·관상·풍수처럼 주역에서 파생되어 조각조각 나간 것을 주역이라 할 수는 없지요. 주역은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학문입니다.”
    • ▲ ‘훠어이, 훠어이’. 선비들의 춤사위가 가을 바람에 하늘거린다. 평생 주역을 공부한 김석진씨는“세상일은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는 묘한 것이 있다”고 했다. /서진길 사진작가 제공
    • ―하지만 옛 유학자들도 주역을 위험하게 여기고 경계했잖습니까. 신비주의 때문 아니겠습니까.

      “유학의 사서삼경(四書三經)은 공부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대학(大學)은 ‘선(善)’의 학문입니다. 중용(中庸)은 요약하면 ‘성(誠)’이지요. 두 책을 통해 수양이 쌓이면 표현력을 키우라고 의(義)의 학문인 맹자(孟子)를 배웁니다. 그 다음 말만 앞세우면 안 되기 때문에 인(仁)의 학문인 논어(論語)를 배웁니다. 행동이 점잖고 어질어도 흥을 모르면 안 되기 때문에 시경(詩經)을 배웁니다. 나라 일에 관심 없는 풍류객에 그치지 않고 정치를 잘하기 위해 서경(書經)을 배웁니다. 주역은 미래를 멀리 내다보면서 정치를 하고, 천지 변화와 인생의 변화를 알기 위해 배우는 동양 경전의 최고봉입니다. 사서삼경 중 맨 으뜸이고, 만학(萬學)의 제왕입니다.”

      그는 “공자가 주역에 10가지 해설을 붙였고, 정자(程子)는 의리학(義理學·도덕학)으로, 주자(朱子)는 점학(占學)으로 주역을 풀었다”면서 “배워서는 안 되는 글이라고 한다면 공자와 주자를 무시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옛 선비들이 과거 공부하느라 주역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유배를 가거나 깊은 산중에 은둔한 선비들이 주로 공부했기 때문에 주역이 침체됐습니다.”

      ―주역으로 점을 치기도 하십니까.

      “사람들이 점을 쳐달라고 하면 거절합니다. 잘못 풀어서 삿된 쪽으로 흐를까 봐 그동안 강의도 정신 수양과 도덕에 관련된 의리학만 했지요. 점학은 정신 수양이 된 뒤 공부하는 것입니다. 나는 매일 아침 점을 칩니다. 하루라도 안 하면 께름칙하지요. 점에서 좋다고 하면 더 근신하고, 점에서 나쁘다고 하면 더 조심합니다.”

      ―국가의 일도 점을 치십니까.

      “가끔 합니다.” 그는 매일 점을 친 기록을 남긴 공책을 들고 왔다.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이회창 노무현 두 후보의 점괘, 이번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의 점괘를 통해 결과를 예측했다고 했다.

      ―점을 쳐서 괘를 얻는 건 우연 아닙니까.

      “우연은 우연인데 약속된 우연이지요. 주역 공부를 안 했으면 그런 약속은 없지만, 주역을 공부했기 때문에 그런 약속이 전개됩니다. 나는 우연이니 신비니 그런 얘기는 안 합니다.”

      ―주역에서 특히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면요.

      “가인(家人)괘에 ‘부부자자형형제제부부부부이가도정’(父父子子兄兄弟弟夫夫婦婦而家道正·가족 구성원이 각자 제 역할을 해야 가정이 바로 된다)이니 ‘정가이천하정의(正家而天下定矣·집안을 바르게 해야 세상이 바로잡힌다)란 말입니다.”

      ―주역으로 보면 지금은 어떤 시대입니까.

      “서양의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했는데 이를 너무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정신문화가 피폐해졌습니다. 지금은 정신보다 물질, 동양보다 서양, 남자보다 여자, 아버지보다 자식이 앞서는 음의 시대입니다. 양(陽)과 음(陰)이 반복하는 게 이치입니다. 음이 극에 달하면 다시 양이 됩니다.”

      ―언제쯤 음의 시대는 양의 시대로 바뀌겠습니까.

      “한동안은 알 수 없습니다. 아직은 막연합니다. (음의 시대가) 좀 더 갈 것입니다.”

      그는 “젊을 때 말할 수 없이 고생했지만 지금은 먹고사는 게 해결되고 어려움이 없으니 모두 주역공부 덕분”이라고 했다. “세상일은 욕심부려서 되는 게 아니라 욕심을 안 부리는데 저절로 되고,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는 묘한 것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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