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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5-21 12:25

기획특집/방랑시인 김삿갓의 흔적을 찾아서
 글쓴이 : 김관동
조회 : 411  

기획특집/방랑시인 김삿갓의 흔적을 찾아서

스토리가 있는 풍류길 '힐링'
2014년 03월 07일 17시 05분 (주)양주/동두천신문사
ⓒ (주)양주/동두천신문사

발길 닿는 곳마다 김삿갓 대표 詩 만나,
자연과 교감하기 좋은 둘레길


내 / 삿 / 갓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구경하네.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 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24살 봄 방랑길을 시작해 57살 삶을 마감할 때까지 삿갓을 쓰고 대지팡이를 잡은 채 조선의 전 국토를 떠돌며 수많은 시와 일화를 남긴 난고 김병연은 ‘방랑시인 김삿갓’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발길 닿는 대로 구름처럼 떠돌고 바람처럼 스쳐갔던 그의 삶은 고단한 길이었지만 그에게는 즐거운 인생사였을 게다.
김삿갓의 고향인 아름다운 양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문화자원과 역사를 특색 있는 스토리로 엮은 ‘김삿갓 풍류길’이 조성됐다.

그의 인생길만큼이나 여유로운 자유를 즐기며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 충전의 기회가 될 풍류길을 양주시청 산림축산과 탐방로조성길팀, 시공사인 양주지역산림조합 관계자와 걸었다.


ⓒ (주)양주/동두천신문사

/구간소개/

▲제1구간(8.2km) ‘풍류길’은 덕정역-태봉산-풍류정-김삿갓교-회암사지박물관-회암사지-회암사-삿갓향기쉼터-김삿갓쉼터~김삿갓벽화거리-김삿갓교 ▲제2구간(3.6km) ‘청담천길’은 덕정역-덕정삼거리-청담체육공원-회정교-덕계천-덕계역 ▲제3구간(9.6km) ‘도락산숲길’은 덕계역-덕계공원사거리-숲속체험장-덕계저수지-지장사-옹달샘쉼터-도락산쉼터-금강APT-덕계근린공원-덕계공원사거리 등 총 3구간으로 조성된 김삿갓풍류길은 트레킹길과 둘레길, 등산로와 생태탐방로가 융합된 힐링 코스다.

김삿갓풍류길은 일반 둘레길과 달리 김삿갓, 회암사지(박물관), 보물, 기암, 인물, 불교, 부추, 하천, 맑은 공기 등 619년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고, 좋은 사람들과 자연을 교감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기자가 선택한 코스는 ‘풍류길’로 내회암천 풍류정에서 시작해 회암사지박물관과 회암사 탐방로, 삿갓향기쉼터를 거쳐 김삿갓교로 돌아오는 제1구간을 선택했다.


/덕정역~김삿갓교/

 ▲난고 평생시
 
ⓒ (주)양주/동두천신문사

덕정역에서 하차해 태봉산 등산로를 지나 3.4km를 걸으면 소하천을 따라 시원하게 뚫린 산책로와 생태탐방로, 아기자기한 생초화원이 일품인 내회암천에 도착한다.

내회암천은 양주시가 2010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회암동 일원 소하천 1km 구간에 내음식물원과 산책로 및 생태탐방로 등을 조성한 곳으로, 2012년 소방방재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소하천가꾸기’ 공모전에서 ‘우수’에 선정돼 대통령 기관표창과 공무원 개인표창, 국비 25억원을 추가로 지원받는 등 겹경사를 맞은 아름다운 하천이다.

중간 지점에 휴식과 함께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정자 ‘풍류정’을 설치했으며, 주변에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자유로운 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시문을 세워 김삿갓 풍류길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김삿갓이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지은 마지막 시로 알려진 ‘난고 평생시’에는 한수이북을 일컫는 ‘한북’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어 고향인 양주를 그리워했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풍류정에서 1.9km를 걷다보면 김삿갓교를 건너게 되는데, 다리 건너편 하천가에는 양주에서 가장 아름답게 만개한다는 개나리길로 매해 봄마다 포토존으로 각광받는 명소다.


/회암사지박물관~회암사/

 ▲회암사
 
ⓒ (주)양주/동두천신문사

김삿갓교에서 700m 이동하면 1997년부터 회암사 일대에서 발굴·조사된 유물들을 보관·전시하고 있는 회암사지박물관에 도착한다. 잡상 등의 기와류와 청동금탁, 회암사 불화 등을 전시해 놓은 유물 전시실, 영상자료 감상실 등 재미있게 즐기는 역사학습이 가능한 박물관은 가족단위, 문화단체, 각 대학 사학과 학생들 등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회암사지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약 70~80년 수령의 전나무 가로수길이 펼쳐져 있는데, 본래 ‘회암’이라는 지명은 전나무와 바위를 뜻하는 것으로 조선시대에 이 일대가 전나무 군락지였으며 북쪽에 펼쳐진 천보산이 응결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회암으로 불리게 됐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줄 만한 풍경을 연출한다.

현재 박물관과 회암사지발굴터 사이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 중에 있어 앞으로는 박물관과 공원, 회암사지와 회암사까지 연결된 휴식이 있는 역사탐방코스를 만날 수 있게 된다.

미리 전화예약을 하면 회암사지 전망대에서 전문성과 열정을 겸비한 문화관광해설사의(이월례·홍명숙) 안내를 받을 수 있는데, 1·2월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회암사지에 대한 구수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예약자가 없다면 사전예약 없이도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양주관광지 할인쿠폰도 받을 수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말고 안내소에 들러 기분 좋은 행운도 만나보길 바란다.

오솔길에 올라 절골을 가로질러 약수터에서 시원한 청량감을 느낀 후 대한불교조계종 회암사에 오르면 보물 387호 회암사지선각왕사비, 388호 회암사무학대사홍융탑, 389호 회암사무학대사홍융탑 앞 쌍사자석 등 3가지 보물과 만날 수 있다.

또 회암사 주변을 감싸고 있는 소나무는 마치 전문 조경사가 나무를 키운 듯, 화가가 그림을 그려놓은 듯 기이하고 아름다운 형태를 뽐내며 사계절 푸르른 자연병풍에 마음을 빼앗긴다.

날씨가 좋으면 서울에 있는 남산타워가 보인다고 하니 양주가 조선시대 때에는 한양을 방어하는 전략요충지였음을 반증한다.


/회암사~선녀탕/

 ▲108바위
 
ⓒ (주)양주/동두천신문사

회암사 대웅전의 맑은 풍경소리를 뒤로하고 풍류길 초입에서 처음 만나는 선각왕사비는 안타깝게도 모조비다. 1997년 성묘객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해 초석과 기단만 남게 됐는데, 이 비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비각이 전소되면서 그 열기로 인해 오히려 더 큰 소실을 입게 됐다고 한다.

비각을 설치하지 않았더라면 일부 소실로 끝났을 지도 모르는 일. 한치 앞도 모르는 인간사를 곱씹어보게 된다.

200m를 더 올라가다보면 회암사 둘레길에서 가장 높은 곳 108전망대에 도착한다.
산 아래 펼쳐진 양주 전경과 멀리 보이는 칠봉산과 천보산은 답답했던 마음을 탁 트이게 하고, 기이하게 쌓인 108바위를 마주하면 불교에서 말하는 108가지의 번뇌를 떠올리면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 욕심, 시기, 질투, 고정관념 등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새삼 마음을 비우게 된다.

 ▲양주시 현장 점검
 
ⓒ (주)양주/동두천신문사

탐방로 곳곳에 세워진 김삿갓 시(詩)는 잠시 숨을 고를 여유를 주기도하고 누군가에겐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해답이 되기도 한다.

드문드문 세워진 다수의 시에는 김삿갓의 고향 양주를 담은 ‘부벽루’와 ‘조산촌학장’도 세워져 있으니 그 시를 찾아보며 걷는 것도 탐방의 묘미다.

108전망대를 지나면서 내리막길이 시작돼 어느새 송골송골 맺혔던 땀을 식히는 시원한 바람과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에 몸을 맡긴다.

회암사 둘레길의 끝에서 마주한 선녀탕은 마치 선녀가 내려와 멱을 감고 올라갔을 만큼 맑고 깨끗한 계곡물을 자랑한다.
물이 많은 여름에는 가재도 산다고 하니 그 깨끗함이야 오죽할까.
그 옆에 한자리 차지한 삿갓바위에 누워 풍류시인 김삿갓의 시 구절을 떠올리며 바람 따라 흘러가는 구름에 생각을 실어도 좋을 듯싶다.


/삿갓향기쉼터~김삿갓교/

 ▲삿갓 향기쉼터
 
ⓒ (주)양주/동두천신문사

선녀탕에서 400m 내려오면 아담하게 조성된 ‘삿갓향기쉼터’ 공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피곤했을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고, 간식도 먹으며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힐 수 있는 자그마한 소공원이다.

공원 한편에는 ‘숲속책방’을 설치해 이곳을 찾은 누구라도 무료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들었으며, 구급함을 만들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또 2006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매년 열리고 있는 양주김삿갓전국문학대회 수상작들을 전시해 김삿갓의 문학향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짧은 휴식을 끝내고 마을길로 내려오다 보면 한때 전국 생산량의 60%를 생산하던 영양솔부추의 원산지답게 파릇하게 올라온 부추가 눈에 들어온다.
영양부추를 이용한 부추전이나 불곡산 막걸리 등 양주의 특산품을 맛볼 수 있는 식당가와 기념품 판매점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관광자원화에 민관이 협력한다면 이 마을길에도 활기가 넘칠 것이란 기대감을 가져본다.

 ▲김삿갓 벽화길
 
ⓒ (주)양주/동두천신문사

마을 전경을 둘러보며 내려오면 방치돼 있던 자투리땅에 체육시설물 대신 ‘김삿갓쉼터’를 조성해 시와 노래를 감상하고 아기자기한 김삿갓 조형물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 만들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일행을 반긴다.

특히, 입구를 지나면 자동센서가 반응해 명국환의 ‘방랑시인 김삿갓’이 구성지게 울려 퍼지며 60년대 LP판의 아련한 추억을 선사한다.

맞은편에 보이는 김삿갓벽화에 마을 주민들은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군부대 담벼락에 김삿갓의 일대기와 대표작, 양주시 유·무형 문화재를 입혀 이곳이 김삿갓의 출생지였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제 3월말경이면 이 거리는 노란 개나리꽃으로 치장해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사진으로,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기에 충분한 유혹의 손짓을 할 것이다.

올 봄 사랑하는 누군가와 김삿갓풍류길을 걸으며 천재시인 김삿갓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것은 어떨까. 살랑거리는 바람에서 위로를 받고, 유유자적 흘러가는 구름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김삿갓풍류길을 추천한다.


허은영 기자 | 다른기사보기 | hey1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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