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5.(수요일)

금년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갖가지의 시련이 대단한 한 해 인 것 같다.

연일 계속되는 장마는 장기간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한강 수위에 가장 영향력이 큰 소양호의 댐 방류가 오후 3시에 연다는 뉴스가 시민들의 가슴을 조이게 하고 있다.

점심때가 다 되어 부로그에 ‘안동김씨 인물록’을 수록하다 보니 목이 아파 쉬기 겸 물구경을 가자고 집사람에게 했더니 좋다고 따라 나서 집을 나와 행주산성으로 차를 몰았다.

올림픽대로가 곳곳에 한강 진입을 막는 휀슬이 처져 있어 한강의 수위를 짐작하게 하였다.

염창동의 인공폭포 앞 새로 놓는 대교와 성산대교의 집입로 공사가 인공폭포를 철거하고 새로운 목동 시대를 예감하게 하는 공사들로 한창 진행 되고 있어 불과 몇 달 사이에 몰라보게 달라진 공사현장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었다.

비가 오는 우중이지만 행주산성 밑의 음식점들은 차량들로 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행주국수집으로 차를 파킹하고 들어가 집사람은 콩국수를 시키고 나는 막국수를 시켜 맛있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차를 행주공원으로 몰아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렸다.

우중이지만 산책 나온 커플들이 많아 장기간 코로나사태로 지친 시민들을 위안하게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 앞으로 행호(幸湖)의 넓은 한강수가 눈에 들어오고 죽소공(竹所公 諱 光煜 1580~1656)선조께서 지으신 귀래정이 있던 이곳이 충주로 가는 나룻배가 끊이지 않고 왕래하던 옛날의 선조님들을 생각하며 달 밝은 밤 종형제들 끼리 모여 뱃놀이와 풍류를 즐기셨던 선인들을 회상하면서 집사람과 함께 한강의 물구경을 정감(情鑑)하였다.

구경 중에 불구경과 물 구경이 제일이라고 했던 선인들의 말씀을 가슴 깊이 느끼면서 어린 시절 삽교천이 범람하여 집으로 오지 못하고 친구집에서 유하던 시절을 회상해 보면서 하루 빨리 장마가 그치길 마음속으로 기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