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9.(금요일)

관문대교를 구경하고 다리를 건너 시모노세키에 도착하였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일청 기념관이었다.

격랑의 한말 고종 32년(1895) 4월 17일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이또오 히루부미(伊藤博文)와 청나라의 북경대신 이홍장(李鴻章)이 마주 앉아 조약을 맺은 우리역사의 삐뚜러진 길로 가는 첫 걸음의 현장이었다.

우리나라는 대국으로 청나라만 믿고 살아 왔으며 종이호랑이 청나라는 세상에 중국을 능가하는 나라는 존재 하지 않는다고 우물 안 개구리였던 조청(朝淸)간의 정국에서 세계의 열강의 대열에 동승한 일본은 그야말로 일취월장의 국세(國勢)이었다.

이 자리에서 청국은 조선의 자치권을 인정하게 하여 독립 시킨 후 장차 일본의 손아귀에 넣기 위한 첫 단추가 이곳에서 열렸던 것이다.

우리에게는 원수와 같은 이등방문과 청일전쟁의 영웅을 흉상으로 세워진 동상을 보고 나도 모르게 어금니가 지긋이 물려 지는 것은 패자의 쓰라린 아품의 상처가 천추만대에 남아 있음이리라.

길 건너에는 1965년 6월 22일 한일협정의 사실상 주도자였던 김종필(金鍾泌)씨의 기념비와 2006년 8월 19일 시모노세키(下關)의 시장과 부산의 허남식(許南植)시장의 자매 도시결연비가 세워졌는데 아직도 독도의 문제로 제정신을 못 차리는 일본의 작태를 직시할 때 섬나라 소인을 재인하지 않을 수 없으며 선조들이 왜(倭)국으로 표기한 도량을 알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