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31.(토요일)

새벽에 눈을 뜨니 자정이 조금 넘어서였다.

잠바를 걸치고 밖으로 나가니 어제 밤 식당에서 노래방 기계를 틀고 놀던 마포의 젊은 친구들과 합석이 된 경상도 여인팀들이 노래하며 떠드는 소리도 그치고 셔먼 바위 밑의 게르 천막촌은 정적만이 감도는 밤이었다.

집사람은 여행의 피곤함인지 꿈나라에 가고, 혼자서 게르안에서 불을 켤 수가 없어 게르옆으로 연결하여 지은 화장실로 내려가 불을 켜고 일기를 정리하였다.

6시에 기상하여 집사람과 함께 방을 나가 석한회장네와 최이범씨네와 함께 숙소 위에 있는 셔먼바위에 올라갔다.

가이드의 말을 빌리면 이 바위의 이름이 없어 부르는 게 이름이라고 하였다.

마치 거북이 두 마리가 겹쳐 있는 것 같은 바위로 신기함과 동시에 무슨 정기를 품고 있는 것 같아 옛날에는 동네에서 정성을 드린 바위 같아 보였다.

바위에 오르려는데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세퍼트 한 마리가 우리를 따라 오면서 앞발을 들어 내게로 달려드는 바람에 옷에 흙이 묻기도 하여 모두들에게 재롱을 피우는 그런 개였다.

세 가족이 바위 위를 돌아보고 내려와 주위에 피어있는 야생초 그리고 고산지대에나 산다는 ‘에델바이스’가 피어 있어 꽃을 꺽 들고 사진을 찍으며 기뻐하는 집사람들을 보면서 소녀끼가 아직도 나이와 관계없이 발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산책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와 게르안에 있는 노래방 기계가 있어 노래를 들어 박자에 맞추어 노래를 하였다.

대여섯 곡을 부르는데 마포친구 하나가 와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하여 하던 노래를 중지하고 숙소 아래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 모닝커피를 빼서 마시며 아침 조반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