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9.(화요일)

유리잔교를 보면서 한참을 걷다보니 이정표에 천문산사가 나왔다.

이렇게 높은 곳에 무슨 절이 있겠는가했더니 그 절의 규모가 대단하였다.

일행 중에 기독교 신자와 다리가 아픈 사람을 제외하고 넷이서만 천문사로 내려갔다.

천문사에 내려가는 중간에 케이불로 설치한 리프트카가 운행되어 우리가 올라왔던 곳이 아닌데서 천문산사로 오르는 수송시설이 있었다.

해발 1,500m의 천문산 정상에 천문산사(天門山寺)는 애초 아무도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었으나 중국 당대의 호남성의 서부 불교 중심이 되였던 곳으로 지금은 유일하게 천문사 유적만 남았다가 청대에 재건을 했다고 하였다.

높고 높은 산기슭 구름에 싸여 신비로움이 함께 하는 1만 평방미터의 넓은 산사에는 마치 해탈한 신선이 머무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하는 곳이었다.

발견 되었을 당시의 작은 절을 지금은 전체적으로 크고 화려하게 새로이 짓고, 그래서인지 오랜 세월과 역사가 느껴지는 고색창연함은 보이지 않고 시멘트와 대리석이 현대판으로 마치 영화촬영 세트장을 보는 듯 하였으며 사찰의 주인이랄 수 있는 스님들이나 관계자 들은 보이지 않고 일하는 인부들과 관광객들만이 분주하게 오고가고 있었다.

깍아지른 절벽의 천문산 정상에 그 옛날 불자들이 어떻게 산사를 찾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봐도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중국은 역시 천자국이어서 사찰도 다섯 개의 문을 통과하여 건물을 지었다.

맨 앞의 문에는 천문산사(天門山寺)라는 헌판이 있고 안으로 들어서니 우리나라의 사천왕과 같은 형상의 나한이 잡신의 출입을 막아 부처님을 모신 절을 호위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올라 들어가니 천왕전(天王殿)이란 헌판이 달려있고 전각 안에는 중국 도교의 상징인 배가 나온 계차(契此) 스님이 중국인 특유의 여유를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세 번째 전각이 대웅보전(大雄寶殿)으로 석가모니부처님이 셋이나 모시어 우리나라 부처님 같은 느낌을 갖게 하였다.

다음으로 올라 들어가니 관음각(觀音閣)이 있고 백옥으로 조성한 관세음보살이 입상(立像)으로 모셔져 있는데 거대한 백옥에 제압감 마져 느끼게 하였다.

일행 중 대천에서 온 여신도를 관세음보살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졸고 있던 스님이 사진을 찍지 말라고 손짓을 하여 그냥 전각을 나오고 말았다.

가이드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촉박하여 다섯 번째 전각은 가 보지 못하고 중간에서 내려와 일행이 기다리는 장소로 급히 이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