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4.(일요일)

어제 중국 남경에 있는 큰애가 휴가를 마지하여 여름방학을 기해 보름간 남경여행을 갔던 큰며느리와 함께 집으로 들렸다.

일주일간 휴가차 귀국하여 오늘 점심 때 우리집에 맡기었던 금붕어를 찾으러 온다고 왔는데 손자들은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고 가고 두 내외만 집으로 왔다.

점심 식사를 집 옆에 있는 냉면집에서 비빔냉면으로 먹고 집에서 그동안의 가정사를 나누다가 3시 30분에 예매해 두었던 영등포 롯데시네마를 찾아갔다.

요즘 인기순위 1위인 영화 엑시트를 보기 위하여 극장으로 차를 몰았다.

여름방학이어서 그런지 극장은 관객들로 꽉 차서 한국영화의 인기를 대변해 주고 있었다.

영화의 내용은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조전석분)은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윤아분)를 만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 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 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엑시트>는 상황 계산이 치밀하고 빠른 엘리트나 특수 훈련을 받은 전문 요원이 아닌 순수한 아마추어 등벽가가 폭발하는 소시민 캐릭터로 등장하여 주인공이라는 점도 차별화 된 포인트였다.

대학 졸업 후 몇 년째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는 용남(조정석분)과 취업은 했지만 퍽퍽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 의주(윤아분) 캐릭터를 비롯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시민 캐릭터들이 등장해 무방비 상태에서 재난 상황을 헤쳐 나가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였다.

특히 쓸 데 없는 취미라 무시당했던 산악 동아리 경험이 막상 긴급한 재난 상황이 찾아오자 재능으로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 영화를 관통하는 큰 재미 포인트로 전환하게 한 점이 돋보였다.

유독가스가 가득한 도심 속 건물들을 오가며 사람들을 탈출시키고, 또한 스스로 살아남고자 하는 용남과 의주의 재기 발랄함은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쾌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였다. 
이상근 감독은 “<엑시트>는 인정받지 못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재능이 위급 상황에서 필살기로 발현되면 어떨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영화라며, <엑시트>가 관객들에게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함께 전달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연일 계속되는 염천더위에 시원한 영화관에서 더위를 피하면서 본 한편의 영화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을 영화로 손색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