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25(목요일)

어제 저녁에 거실에서 우리 부부와 애들이 늦게까지 담소를 하다가 큰애는 독방에서 자고 둘째와 막내가 작은방에서 자고 있었다.

습관적으로 새벽이 되어 일어나 집에서 가지고 간 컵라면을 해장으로 끓여 먹고 베란다에 붙어있는 풀장으로 들어가 아침 수영을 하고 간단히 대형 타올로 물기만 닦고 넓은 거실에서 이번 다낭 여행기를 희월기(稀越記)라 제호를 붙혀 일기를 정리하였다.

시간이 남아 집에서 가지고 간 논어 숙제 위영공(衛靈公) (17) (18) (19)편과 공자가어(孔子家語) 삼사도(三思圖)를 번복하여 숙제를 하였다.

숙제를 하면서 몇 년 전에 함께 논어 공부를 하는 93세의 허번(許橎) 선배님이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다.

“나는 새벽에 잠이 안 와 논어 숙제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라고 하시던 말씀의 진의를 알 것 같았다.

지금 내 이 기분이 그 분의 그런 것이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타국 월남(越南) 다낭의 팬션에서 논어 숙제를 하는 이 기분이 행복의 극치라는 것을 실감하였다.

아침 6시가 넘으니 집사람이 일어나고 먼저 막내가 기상한 후 둘째가 일어난 뒤 큰애가 마지막으로 기상하여 식당으로 올라가 호텔식으로 조반을 들었다.

아침 식사가 뷰페식인데 막내가 격찬을 하면서 그 동안 호텔에서 먹어 본 아침 식사 중에 이곳이 최고였다고 하니 큰 애가 말하기를 중국에서는 이런 식당의 몇 배 크고 훌륭한 메뉴가 있는 호텔이 부지기수라고 하였다.

조반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와 애들은 어제 밤에 가 보았던 스파 풀장으로 수영을 한다고 나가고 집사람은 잠이 모자란다고 하면서 침실로 들어가고 나는 혼자 핸드폰을 열어 죽마고우 한효석이 보내준 외국 팦송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새벽에 하던 한자 숙제를 하면서 남국의 아침을 보내었다.

10시가 되어 수영 갔던 애들이 돌아와 배란다 앞 풀장에서 또 수영을 한 후 짐을 정리하여 11시에 로비로 가 가이드를 만나 체크인을하고 나와 어제 타고온 차로 바나힐 관광에 나섰다.

바나힐로 가는 길에 가이드가 베트남을 설명하였다.

베트남의 국화는 연꽃이고, 불교는 50프로 이상 믿으며 화페에는 호치민이 그려져 있고 최고액면은 50만동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2만 5천원 한다고 하며 일체의 동전은 사용을 금하고 있다고 하였다.

국기의 이름은 금성홍기(金星紅旗)이고 부지런한 민족으로 새벽 5시부터 일을 시작하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까지는 점심시간이며 오수를 한 뒤 밤 11시 까지 일을 하는 민족이라고 하였다.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의 지배에 끊임없이 항쟁하였던 것처럼, 프랑스의 식민지가 된 뒤에도 독립 운동을 계속하였다.

1930년에는 사회주의 성향의 민족주의자들이 베트남 공산당을 결성하였는데, 이 공산당을 이끈 사람이 바로 훗날 베트남의 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 호찌민이다.

제2차 세계 대전으로 프랑스가 독일의 침공을 받아 세력이 약해지자, 베트남은 1940년 일본의 보호국이 되었다.
그리고 1945년 전쟁이 끝나며 일본이 물러가자, 베트남 공산주의자들은 응웬 왕조를 무너뜨리고 호찌민을 주석으로 하는 베트남 민주 공화국을 수립하여 독립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프랑스는 계속하여 베트남을 포함한 인도차이나 지역의 지배권을 주장하였고, 1946년 두 나라는 인도차이나 전쟁이 시작되었다.
8년간의 전쟁 끝에 1954년 베트남은 제네바 협정으로 공식적인 독립을 이루게 되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중국, 남베트남, 북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9개국이 참가한 제네바 회의의 결과로, 베트남은 북위 17° 선을 기준으로 북부는 호찌민의 민주 공화국, 남쪽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베트남 공화국으로 나누게 되었다.

바나힐에 도착하여 먼저 바나힐로 오르는 삭도장에 선월드라는 정원과 함께 큰 공원이 조성 되어 있었다.

마치 중국에 관광을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느끼게 하는 건물과 시설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