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27(화요일)

청운초등학교 담장에 설치되어 있는 송강 정철의 가사(歌詞)를 돌아보고 인왕산 쪽으로 들어가 오르면 종로구 자하문로 33길(청운동 52-8) 앞에 선원(仙源) 휘 상용(尙容 : 1561~1637)선조의 생장가가 있다.

문충공께서는 외할아버지 좌의정 임당(林塘) 정유길(鄭惟吉 : 1515~1588)공이 살고 게시던 서울의 수진방(壽進坊 : 현 수송동·청진동 우리은행 본점자리)으로 12정승이 출생하였다는 명당에서 태어나셨다.

수진방이란 조선시대 초기부터 있던 한성부 중부 8방 중의 하나로서, 방 안에는 수진궁계의 수동 · 박동 · 괴정동, 송현계의 송현, 제용감계의 수동, 사복계의 수동, 상동계의 상동이 있었으며, 현재의 행정구역으로는 수송동 · 청진동 각 일부에 해당한다.

조선 개국 초에 한성으로 천도한 후에 정도전이 서울에 방 이름을 포함한 지명을 지을 때 수송동 부근을 가리어 집을 짓고 장수한다는 뜻으로 수진방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태조 7년(1398)에 정도전이 태조의 뜻을 받들어 신덕왕후 강씨 소생인 세자를 돕다가 태종에게 몰리어 피살되었으므로, 도리어 천수를 다한 ‘수진방(壽盡坊)’이라 불렀다고 세간에서 전하고 있다.

공은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하였으며, 행동이 단정하고 법도에 맞아 주위에서는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이라 칭찬하였다고 한다.

16세 때 영의정 권철(權轍 : 1503~1578 : 도원수 권율(權慄 1537~1599)의 아버지)의 손녀와 혼인해 3남 3녀를 두시었고, 권씨 사후(死後)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 1548~1631)의 누이를 얻어 1남 4녀를 두시었다.

이곳은 문충공이 사시던 집으로 문정공(文正公)인 아우 청음 상헌(尙憲 : 1570~1652)공의 집과는 마주 보이는 곳으로 청풍계(淸風溪)의 주축을 이루던 곳이었다.

공의 생장가에서 조금 산 쪽으로 올라가면 지금은 팬션이 지어져 있는 주택가의 아래인 바위에 쓰여진 백세청풍(百世淸風)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곳이 나온다.

이 글씨는 문충공의 글씨라는 설이 있다.

백세청풍이란 오랫동안 맑은 바람이 부는 곳을 의미하며 '백세대(百世代)에 걸쳐 부는 맑은 바람'으로 즉, 오랜 세월 동안 후세인들의 모범 즉 사표(師表)가 될 만 한 훌륭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