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23.(화요일)

새벽 4시에 잠이 깨어 서울에서 가지고 온 논어 숙제(陽貨 23, 24, 25)편을 세 번 쓰고 다시 잠을 잤다.

7시에 1층 식당으로 내려가 호텔식으로 조반을 마치고 방으로 올라와 다시 한 숨을 잤다.

9시 40분 방에서 나와 체크인을 하고 호텔을 나와 버스에 올라 첫 번째 관광지인 ‘데카브리스트 박물관’ 일명 ‘발코스키의 집’을 관람하였다.

‘데카브리스트(Decemberist)'란 나폴레온 전쟁으로 서유럽의 자유로운 기운을 맛 본 러시아의 귀족자제들이 조국의 암담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하여 봉기한 것으로 이들을 가리켜 ’데카브리스트‘라고 불렀다.

‘데카브리’라는 러시아어는 12월이라는 뜻이고 데카브리스트란 ‘12월의 당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마치 우리나라 한말에 갑신정변(1884) 때 개화당의 젊은 급진개혁파(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서광범, 홍영식등)들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에 쉬웠다.

이들은 갑신정변만도 못하게 혁명이 좌절되어 120여명이 죽음의 땅 시베리아로 유형을 와 이르쿠츠크 동쪽 치타에서 강제 노역을 하였다.

그 중에 11명의 데카브리스트의 부인들은 귀족의 모든 특권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남편을 찾아 동토의 땅 시베리아에 와서 혹한의 추위로 죽고 갖은고생을 다 하였다고 한다.

좌장격인 트루베츠코이 공의 부인은 유형지에 도착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남편의 발목에 채워진 족쇄에 입을 마추며 남편을 위로 했다고 하였다.

10년간의 유형생활을 마치고 이들은 모스코바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 이츠쿠츠크에 살도록 허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트루베츠코이도 여기에 집을 짓고 살았으며 살면서 음악회와 파티등 문화생활을 이곳에 전파하였다.

그리하여 이곳이 ‘시베리아의 파리’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 박물관은 당시에 혁명군으로 동참했던 세르게이 그리고리예비치 발콘스키(1788~1865)의 집을 개조하여 박물관으로 개방하였으며 당시의 서유럽사람들의 문화생활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료가 나열 되어 있었다.

박물관을 나오면서 한말 갑신정변의 주역이시였던 고균(古筠) 휘 옥균(玉均 : 1851~1894) 선조를 그리면서 왜 우리나라는 이런 기념관 하나 갖지 못하는 현실을 애석해 하면서 착잡한 심정으로 자리를 떠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