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23.(화요일)

알혼섬은 이르쿠츠크 바이칼호수의 북동쪽 해안선 부근에 321km 정도 떨어져 위치한 섬으로 바이칼호수에서 가장 큰 섬이다.

'알혼'은 '작은 숲' 혹은 '메마른'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하며 우리 민족하고는 지리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많은 전설이 깃든 성지가 이곳이기도 하다고 함께간 최영성 친구가 귀뜸해 주었다.

알혼섬으로 들어가는 배는 샤흐르따선착장에서 알혼섬까지 약 1,5km 정도의 거리가 있는데 이 구간을 정부에서 무료로 운행하는 바지선이 있어 이를 이용해서 알혼섬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알혼섬까지는 약 6분 정도 걸린다는데 지금은 일부 얼음이 녹지 않고 있어 10분이상 시간이 소요 되고 있었다.

주로 여름철에 가장 많이 운행하며, 겨울철에 접어들면 바이칼 호가 얼기 시작해서 운항을 중단하는데 지금은 그래도 얼음이 풀려 운행하고 있었다.

얼음이 풀린 일부의 호수를 물길 따라 운행을 하는 선창 밖에는 바람과 추위가 엄습하여 선원들 식당으로 여자회원들과 함께 나만 혼자 행운으로 비집고 들어가 비좁은 식당안에서 여행담을 나누다 보니 금방 알혼섬에 도착하였다.

창 밖으로 펼쳐지는 바이칼 호수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얼음과 물길이 열리는 풍경을 감상하며 바이칼의 새로운 모습을 즐겨 보았다.

바이칼 호는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이름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그곳에 우리 민족의 뿌리가 숨어 있다고 하였다.

바이칼 호 주변에는 여러 소수 민족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부랴트(Buryat)족은 인구 40만의 소수 민족으로서 자치 공화국을 이루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우리의 ‘선녀와 나무꾼’과 같은 설화를 갖고 있고, 특히 그들이 간직한 샤머니즘의 원형은 우리 민속과 비슷한 점이 정말 많다고 하였다.알혼섬 곳곳에 오색 천 조각을 두른 나무 말뚝을 수없이 만날 수 있는데, 이것은 우리의 솟대나 서낭당과 비슷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또 부랴트 족도 우리의 ‘개똥이’처럼 아기에게 천한 이름을 지어 주어야 오래 산다고 믿어 ‘개’란 뜻의 ‘사바까’란 이름이 흔하다고 하였다.

아기를 낳으면 탯줄을 문지방 아래 묻는 전통도 우리와 비슷하다.

함께 따라서 추는 춤은 강강술래와 비슷하며, 예전의 샤먼이 썼던 모자는 사슴뿔 모양으로 신라의 왕관과 비슷하다고 한다.이들은 17세기에 시베리아를 정복한 러시아에 동화되어 부랴트족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남쪽 국경 너머 몽골과 중국 북부의 몽골인과 뿌리가 같고 언어도 비슷하다고 한다.

유목민인 이들은 자신들을 칭기즈 칸의 후예로 굳게 믿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