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26.(금요일)

오후 6시 30분 이루쿠츠크로 이동하여 저녁식사를 중국요리로 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공원을 산책하는데 바브르(호랑이) 동상이 있어 기념사진을 마지막으로 찍었다.

바브르란 인도 무굴제국의 창건자로 ‘호랑이’란 뜻이며 부계 쪽으로는 차가타이 칸국의 지배자였던 티무르의 후예이고, 모계 편으로는 칭기즈칸의 후손이었다.

러시아에는 이 바브르 동상이 도시마다 세워져 있어 러시아의 상징이기도한 동상이다.

산책을 마치고 밤 9시 30분 슈퍼마켙에 들러 보드카 두 병을 사서 가방에 넣고 공항으로 이동하여 밤 11시 50분에 공항을 이륙하여 귀국길에 올랐다.

신기하게도 비행기 좌석이 이곳에 올 때와 같은 자리를 배정받아 기분이 좋았다.

우리 한민족의 모태이기도한 바이칼의 알혼섬과 이르쿠츠크를 떠나면서 거장 톨스토이 소설 '부활'에 나오는 카츄샤가 생각이 났다.

옛날 소시적에 술이 취하면 십팔번으로 불렀던 카츄샤이다.

카츄샤는 1899년 당시 러시아의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비판해 큰 반향을 일으킨 화제작으로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설원이 연상되는 비련의 주인공이었다.

이제 언제 또 이 바이칼을 오게 될지 모른다는 심정에 카츄사를 혼자 자음(自吟)하면서 러시아를 이륙하였다.

(1)마음대로 사랑하고 마음대로 떠나가신 첫사랑 도련님과 정든 밤을 못 잊어 얼어붙은 마음속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오실 날을 기다리는 가엾어라 카츄샤

(2)진정으로 사랑하고 진정으로 보내드린 첫사랑 맺은 열매 익기 전에 떠났네

내가 지은 죄이기에 끌려가도 끌려가도 죽기 전에 다시 한번 보고파라 카츄샤

(후렴)찬바람은 내 가슴에 흰 눈은 쌓이는데 이별의 슬픔 안고 카츄샤는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