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7.(수요일)

예산읍 구 조흥은행 앞에서 이흥기 친구의 어머니 약을 조제 받아 들고 나와 귀경길에 지척에 있는 향천사를 보자고 하여 발길을 예산읍 향천리 57로 돌려 찾아보았다.

종교계의 대기자(大記者)인 이규원 친구가 해박한 지식으로 향천사를 설명해 주었다.

향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修德寺)의 말사로 652년(백제 의자왕 12)에 일본으로 건너갔던 백제 승려 의각(義覺)선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는 절로 예산읍에 있으며 시내와 가까운 곳에 있는 사찰이다.

의각은 일본으로 건너가 백제사(百濟寺)에 잠시 머문 다음, 그 해에 당나라로 들어가서 오자산(五子山)에서 3년 동안 석불 3,053상 및 아미타불 · 관세음보살 · 대세지보살 · 16나한상(十六羅漢像)을 조성하고, 655년 사신을 따라서 귀국하였다.

이때 이들 불상을 돌배에 싣고 백제 오산현 북포 해안에 이르렀으나 알맞은 절터를 잡지 못하여 몇 달을 머물렀다.

이때 배 안에서 치는 종소리가 강촌을 진동하여 마을 이름이 종성리(鐘聲里)가 되었다.

어느 날 금오 한 쌍이 날아와 지금의 절터를 일러주었기에 예산의 상징인 금오산이 이때부터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일주문과 그 앞에 자연석에 향천사라는 달필이 음각 되어 있는데 이 글씨는 현대 불교의 거봉이셨던 탄허(呑虛 1913~1983)스님이 쓰셨다고 하며 극낙전의 헌판 또한 탄허스님의 글씨라고 하였다.

극낙전 옆으로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3호로 지정된 천불전이 있으며 그 안에는 현재 1,516불(佛)이 봉안되어 있었다.

이불전의 헌판은 해동명필 원담( ⃝潭 1926~2008)이 쓰셨으며 이 천불전을 배경으로 쓴 분례기(糞禮記)의 작가 방영웅(方榮雄 1942~ )은 우리 예농의 선배이신 소설가이기도 하다.

천불전을 돌아보면서 분례기의 대사중에 이 불전이 소재로 나오며 여기에서 ‘나한전을 열어보고 첫 번째 눈에 들어오는 부처님이 천상의 배필이 되는 사람’이라는 대목이 생각났다.

천불전 입구 앞에 양 옆으로 오죽(烏竹)이 있는데 대나무의 검은 빛이 강릉의 오죽헌보다 몇 배나 짙어 우리나라의 오죽으로 대표하는 대나무로 알려진 오죽이라고 하였다.

나한전 앞에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4호인 9층 석탑이 있었다.

임진왜란 때 무너져 완전하지는 않지만, 절의 역사를 말해 주는 좋은 자료가 되며, 부도하나가 있는데 이 부도는 임진왜란 때 이 절의 승려 50인을 이끌고 갑사(岬寺)에 있던 영규대사(靈圭大師)의 승병과 합세하여 왜적을 무찌른 혜희(惠希)대사의 것이라고 하였다.

향천사를 끝으로 박광진 교수 사은회를 마치고 올라가면서 식당 앞에서 제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시며 건강을 당부하시면서 차에 오르시어 눈시울이 붉어지시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이 젊으시던 시절 그리도 당당하시었는데...

그래서 호도 우당이라고 소우자와 입구변에 당나라당자로 큰소리칠당자를 쓰셨던 선생님을 생각하며 세월의 무상을 되 뇌이면서 귀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