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24.(수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중구 퇴계로 34에 위치한 남산골 한옥마을 안에 있는 서울남산국악당 지하 1층 크라운해태홀에서 영남교방정춤/교반소방춤 보존협회 이사장인 박정랑(1964년생) 선생의 춤공연이 있었다.

오후 5시 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서 서울역에서 4호선으로 바꾸어 타고 충무로역 4번 출구로 나아가 남산한옥마을을 찾아갔다.

마침 조경공사를 하느라고 어지러운 길을 더위와 싸우며 올라가 국악당으로 가니 먼저와 기다리던 강성안씨 그리고 조성란여사와 민기림여사가 휴게실에 앉아 있었다.

민기림여사가 반색을 하며 냉오미자차 두 잔을 사 가지고 와 고맙게 잘 마시며 더위를 식히었다.

잠시 후 이숙렬 여사님이 운전기사와 김서안여사의 부축을 받으시며 들어오시고 이어 홍난수여사가 도착하고 이순자 총무님이 와서 민기림여사가 사다 준 오미자차를 권하였다.

시간이 되어 관람석으로 들어가 공연을 기다렸다.

정시에 한국무용 평론가인 장승헌 선생으로부터 공연에 대한 해설을 아주 쉽고 재미있게 해주었다.

공연은 2부로 나누어 이루어졌는데 1부는 3.1절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이윤옥 시인이 쓴 ‘혁명의 강물에 뛰어든 김알렉산드리아’라는 시를 영상화면과 함께 직접 낭송하였으며, 문진오 가수가 이를 곡으로 붙쳐 애절하고 구성지게 노래를 해 주었다.

이어 박경랑 선생의 춤으로 먼저 타계한 남동생을 위한 헌무(獻舞)로 흔히 말하는 살풀이 춤을 하여 만중의 박수를 받았다.

박경랑선생은 1961년생으로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4세에 춤에 입문하여 우리나라 춤의 대가였던 故 김창후 故 조용배 故 황무봉 故 김수악, 박성희, 강옥남, 이춘우(기본무 • 허튼춤) 이매방(승무 • 살풀이) 문장원(한량춤 • 입춤) 김애정(살풀이) 선생들의 제자였던 김진홍(金眞弘 1936년생)선생의 수제자로 외증조부의 대를 이어 영남춤의 대를 이은 춤꾼이시다.

박경랑 선생의 춤을 보면서 춤이란 원래 무당춤이 원조이고 이것은 토텀이즘을 뛰어 넘어 우리 민족의 원초적 본색이었던 샤머니즘으로, 욕심 없이 깨끗한 자세로 마음을 비워야 하고, 몸짓 하나도 조심스럽게 함부로 하지 않아야 하며. 그 무엇으로부터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워야마니, 넘치는 것을 경계하고 모자라지 않도록 늘 춤집을 채워 넣는 몸가짐이 되어 춤꾼이 된다고 하시던 큰 춤 선생의 말씀이 생각나게 하였다.

그리고 한량춤을 추면서는 박목월의 ‘나그네’를 맞아들이고, 승무를 안고 돌 때면 조지훈의 ‘승무’를 사뿐이 즈려밟고 학을 탑니다. 살풀이를 휩싸 감을 땐 노천명의 ‘사슴’ 눈을 찾아 모가지를 어루만지고······. 이러다 보면 으레껏 정해진 공연 시간을 초과하기가 일쑤라고 하시던 말씀을 더듬으며 공연을 지켜 보았다.

그리고 경기민요로 협연하여 주신 최은호 선생님이 김점순 경기민요 이수자와 함께 제비가를 불러 분위기를 전환하였고, 정선아리랑과 강원도 아리랑으로 흥을 돋았으며 뱃놀이와 자즌뱃놀이로 공연을 마무리하여 무려 2시간 50분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