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22.(금요일)

유리다리를 지나 수직 엘리베이터를 두 번 타고 엘리베이터식 미끄름틀 터널을 체험하고 짐라인이 있는데 우리는 타지 않고 대협곡 입구로 내려와 대협곡을 걷는 트레킹에 나섰다.

시간을 과거로 한참을 돌려놓은 듯 한 원시림 숲길을 걷는 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체험이었으며 원시림만큼이나 맑고 깨끗한 공기가 더해져 신비한 탐험대의 일원이 되어 과거 속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중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미세먼지는 이 곳 장가계 원시림 속에서는 까맣게 잊게 해 주는 곳이었다.

미국의 어느 학자는 장가계의 깨끗한 공기는 돈을 받고 팔아야 한다고 했는데 실감이 가는 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숲길을 걷는 도중 간간히 듣게 되는 폭포의 청아한 낙수소리는 잠자는 숲을 깨우는 소리 같았으며 ​이 조용한 숲길을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걷는 것 자체가 명상 같기만 했다.

대협곡의 흐르는 물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석회암 성분 때문에 호수가 비취색을 띄고 있어 세계의 절경이 있는 곳은 예외 없이 석회암으로 이루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우리나라의 석회암 지역은 단양, 제천, 영월, 삼척 등이며 이 곳 또한 동굴과 석회암 절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트레킹 도중에 만난 동굴로 과거엔 이곳에 산적들이 살고 있었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통과세를 받았다고 하는데 충분히 이해가 가는 예기 같았다.

중국인이 쓴 수호지(水湖志)와 서유기(西遊記)가 그냥 나온 작품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트래킹을 하면서 갖게 해 주었다.

직접 들어가 보니 산적은 온데 간데 없고 과연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만이 들었다.

​드디어 한 시간 여의 트레킹을 마치고 지붕이 있는 재미난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가는 도중 짧은 뱃시간이지만 마치 무릉도원을 다녀온 진(秦)나라 때의 시성 도연명(陶淵明)이 쓴 도화원기(桃花源記)가 생각나는 트레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