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암에서 바라보는 백마강은 언제보아도 한폭의 산수화 같은 느낌을 준다. 마침 장마끝으로 온통 누런물이 강을 꽉차게 흐르고 있으며, 지금은 백제보가 축조되어 옛날의 갈수기에 바닥을 드러낸 백마강이 아니었다. 몇 발짝을 올라가 내림길로 내려가면 백마강 포구 위에 백제의 천년고찰 고란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지금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 있으나, 옛날에는 작은 암자로 있다가 수도가 공주에서 이곳 부여로 천도하며 왕을 위한 하나의 작은 절로 남게되어 매일 왕에게 약수를 떠다가 올리는 과정에서 고란사 약수를 증빙하기 위하여 고란초 잎을 한잎씩 약수에 띄어 진상하였다고 한다. 백제의 본궁과는 거리가 멀다보니 고란초의 향기로 약수의 진위를 가린 하나의 방편이었으리라.
백제가 망한 후 삼천궁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고려 현종 19년(1028) 이곳에 고란사를 창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고란초는 강원도 이남에서만 자라는 상록다년생 초본으로 특히 이곳 고란사가 그 입지 조건이 맞아 약수터인 고란정 위에만 가장 서식이 왕성한 초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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