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로 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독교 본당의 교회를 보러 가자고... 작년에 친구와 드렀던 곳이기에 반갑지가 않았다. 그 때는 철종대왕의 용흥궁을 찾아 가다 보니 들럴던 곳이기에 마음이 내키지 안았는데 친구가 차를 갔다가 대면서 가자기에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김포길을 들러 고추장 추어탕집에서 점심을 하고 곧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기독교 성당인 강화성당을 들렀다.
성공회는 일반인은 물론 크리스천에게도 낯설게 느껴지는 기독교파다. 성공회 역사를 알고 나면 정통과 이단의 종교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한 권력자에 의해 절대권위의 거대종교가 양분될 수도 있고 분열 당시는 이단으로 정죄받다가 세월이 가면 새로운 종교역사로 굳어져 정통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단이 정통의 반열에 합류해 동행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핍박과 희생이 뒤따랐다.
성공회가 한국에 뿌리내린 건 영국의 존 코르페(한국명·고요한) 초대 주교가 고종 33년(1896) 강화도에 강화성당(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250번지·사적 제424호)을 축성하면서부터다.
초대 주교인 고요한 주교는 현명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공회 성당을 뿌리 깊은 한국인의 불교·유교문화를 의식해 불교사찰이나 성균관 대성전을 연상시키는 목골조 2층의 기와집으로 성당을 지은 것이다.
고종 26년(1889)부터 한국에 와 선교활동을 펴 온 고 주교가 강화성당 자리를 택지한 의도가 의미심장하다. 용흥궁(조선 제25대 철종 성정가)을 굽어보는 옛 고려 궁터인데다, 강화읍성을 안산으로 좌청룡 우백호가 넓게 환포한 양택지에 간좌곤향(서남향)으로 앉혔다.
풍만한 여인의 가슴을 닮은 유두혈(乳頭穴)로 의지 강한 인재가 출현할 국세인데 지령(地靈)에 화답이라도 하듯 일제 대정 4년(1915) 이곳에서 한국인 최초의 김희준 사제가 서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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