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만에 맞아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어제 부터 내린 눈이 온통 천지를 하얗게 분칠해 놓았다. 친구가 국방일보 연재를 마치고 시간이 있어 예약했다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303번지에서 열고 있는 제 6회 평창 송어 축제를 가기 위해 아침 일찍 광화문역 1번출구 앞에 대기한 "여행자 크럽" 버스에 올라 출발한 시간이 아침 8시 30분이었다. 차창가로 펼처진 하얀 산야를 달리며 옛날 크리스마스가 생각 났다. 어린시절 방학을 하고 첫날 새벽이면 어김 없이 찾아오는성탄가(聖誕歌)가 새벽과 함께 조용한 시골가의 정막을 깨었다. 처음에는 다닐종이 땡 땡 땡...... 하며 부르는 소리가 나중에 알고 보니 탄일종(誕日鐘)이었다. 교회도 않다니시던 어머니는 그 소리에 나아가시어 간단한 먹을거리를 주시든지 고맙다고 수인사만 하시고 들어 오시던 모습이 기억에 가물거린다. 서너시간을 달려 도착한 행사장은 귀마개 없이 돌아 다니기가 힘들 정도의 추운 날씨였다. 이 곳은 6.25 전쟁때 흥남에서 철수한(1.4후퇴) 직후 겨울에 수도사단 제1기계화연대가 군단의 작전명령을 받아서 영월, 단양, 제천까지 들어온 중공군을 포위공격하려고 대관령 위 진부와 장평, 대화지역으로 진출하려다가 동장군을 만나서 도리어 포위되어 80%가 전멸한 대관령 전투가 벌어진 현장이다. 수도사단 제1기계화 연대가 나중에 맹호부대로 발전하게 되었고, 그 때 뺏긴 사단기는 그래서 지금 맹호부대에 사단기가 없다고 한다. 출입구 앞에 하얀 눈밭에 세워진 려선(麗鮮 = 고려말과 조선초)시 시인이었던 남양홍문의 3대(代) 관찰사 우국재(友菊齋) 홍경손(洪敬孫 1409~1481) 석벽(石璧) 홍춘경(洪春卿 1497~1548) 율정(栗亭) 홍천민(洪天民 1526~1574) 의 시비가 있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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