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8.(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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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는 노하도를 지나 있는 섬인데 지금은 노하도와 연륙이 되어 있어 노하도의 부속섬으로 추락 되고 말았다.
정동리에 자리 잡은 선배집에 짐을 풀고 보길도 투어에 나섰다.
맨 먼저 찾은 곳이 완도군 보길면 중통리에 있는 우암 송시열의 암각시문이 있는 절벽 바위를 들렀다.
우암 송시열은 서인이고, 고산 윤선도는 남인을 대표하며 조선 중기 치열한 당쟁의 격론 속에서 송시열의 탄핵으로 윤선도가 유배를 떠났을 정도로 화합할 수 없는 정적이었다.
정치란 대단한 역사의 아이러니다.
제주도로 유배를 떠나던 윤선도가 풍랑으로 잠시 머무른 보길도의 모습에 매료되어 세연정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반면, 역시 유배길에 이곳에 들른 송시열은 해안 절벽에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싯구를 남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양으로 압송되던 도중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한 송시열이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것이었을까.
시는 이러하다.
팔십삼세옹(八十三歲翁) 이른 셋 늙은 몸이
창파만리중(蒼波萬里中) 푸른바다 한가운데에 떠있구나
일언호대죄(一言胡大罪) 한마디 말이 무슨 큰 죄일까
삼출역운궁(三黜亦云窮) 세 번이나 쫓겨난 이도 또한 힘들었을 것이다
북극공첨일(北極空瞻日) 대궐에 계신님을 속절없이 우러르며
남명단신풍(南溟但信風) 다만 남녘 바다의 순풍만 믿을 수 밖에
초구구은재(貂裘舊恩在) 담비갑옷 내리신 옛 은혜 있으니
감격읍고충(感激泣孤衷) 감격하여 외로운 충정으로 흐느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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