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間島)3·1운동
대한제국은 1903년 이범윤(李範允)을 북변간도관리사(北邊間島管理使)로 임명해 간도 영유권을 행사했다.
이범윤은 한인(韓人)들을 중심으로 사포대(私砲隊)를 조직해 청의 관리와 군인들에게 맞섰다.
청의 거듭된 항의에 대한제국은 이듬해 이범윤을 소환했으나 간도 영유권은 계속 주장했다.
일제는 1909년 남만주 철도부설권과 무순(撫順)탄광 개발권을 받고 간도를 불법적으로 청에 양도했다.
그 10년 후 국내에서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주 전역으로 만세시위가 요원의 불길처럼 번진 것은 간도협약에 대한 분노도 한몫 했다.
1919년 3월 12일 간도의 만세시위가 유하현(柳河縣) 삼원보(三源堡)에서 처음 일어난 것도 유래가 있다.
1910년 8월 말 일제가 대한제국을 강점하자 서울의 소론 명가였던 이회영(李會榮) 일가는 그해 12월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넜다.
이듬해 정월에는 안동의 남인 명가 이상룡(李相龍)과 김대락(金大洛)도 같은 길을 걸었다.
이상룡은
"朔風利於劍 삭풍은 칼날보다 날카로워
�P栗�P栗削我肌 차갑게 내 살을 에는구나
此頭寧可斫 이 머리는 차라리 자를 수 있지만
此膝不可奴 이 무릎 꿇어 종이 될 수는 없도다"
라는 시를 읊으며 압록강을 건넌다.
두 세력은 유하현 삼원보 추가가(鄒家街)에서 만나 자치기관인 경학사(耕學社)를 조직하는데, '경학사 취지서'에서
"부여의 옛 땅은 눈강(嫩江:송화강 지류)에 달하였은즉 이곳은 이국의 땅이 아니요,
고구려의 유족들이 발해에 모였은즉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옛 동포들이 아닌가"
라고 선포했다.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이 응축되어 있다.
경학사는 청산리 승첩(勝捷)의 근간이었던 신흥무관학교의 산파이기도 했는데, 이런 기반이 있었기에 삼원보에서 가장 먼저 만세 시위가 일어난 것이다.
북간도에서는 3월 13일 용정(龍井)에서 먼저 만세시위가 일어나는데, 맹부덕(孟富德)이 지휘하는 중국군 사이에서 총이 발사되어 기수(騎手) 박문호(朴文鎬) 등 17명이 학살당한다.
일본 영사관 경찰이 중국군 사이에 숨어서 쐈다는 주장도 있다.
이상룡은 고향을 떠나면서
"다른 날 좋은 세상에 돌아와 살리라
(昇平他日復歸留)"
는 시도 지었다.
올해가 3·1운동 90주년이자 간도협약 100주년.
과연 좋은 세상은 돌아왔는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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