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廟四忠(일묘사충) 

                                                                         김 철 동

충신(忠臣)이란 무엇인가? 국가(國家)와 민족(民族)을 위해 죽음도 두려위 하지 않고 양심(良心)에 따라 소신껏 자기 갈 길을 간사람 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모든 일에는 시작 할 때  의도된 생각이 있고 그리고 나타난 결과가 있다. 나타난 결과는 그 사람을 평가 할 때 중요(重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옳은 방향에서 추진(推進)한일이 그 결과가 아름답게 또는 나쁘게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옳은 일을 추진한 일이 그 결과도 아름답게 나타났다면야 더 바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충신도 마찬 가지다.진정 그 당시(當時)국가와 사회의 가치관(價値觀)을 위해 하나뿐인 생명(生命)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최선(最先)을 다했다면, 그리고 그 결과가 하나뿐인 생명(生命)까지 버리면서까지 최선을 다해 국가정의(國家正義)를 구현(具顯) 모든 이의 귀감(龜鑑)으로 되였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이겠는가!

그런데 이 충성스런 이야기가 4대에 걸쳐 있었던 일이라면 이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4대에 걸쳐 하나뿐인 생명을 버릴 각오로 그리고 실지로 생명을 버리면서 까지 충성(忠誠)을 다한 가문(家門)이 있다.

역사(歷史)는 이를 가리켜 조선조 유일의 일묘사충(朝鮮조唯一의 一廟四忠)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저는 우리나라 역사상 유일가문(歷史上 唯一家門) 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실제로도 그렇다. 단군(檀君)이래 4대에 걸쳐 그것도 장손계통(長孫系統) 으로만 목숨 바쳐 충성을 다한 가문은 안동김씨 문정공파 청음 김상헌(安東金氏 文正公波,淸陰 金尙憲)의 손자(孫子)인 문곡 김수항 가문(文谷 金壽恒 家問)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문곡 김수항, 그 큰아들 몽와 김창집(夢窩 金昌集), 그 큰아들 죽취 김제겸(竹醉 金濟謙), 그 큰아들 취백헌 김성행(翠柏軒 金省行)을 가리킨다.

저는 어려서부터 어머님인 풍산 홍씨로 부터 서윤공 김번(庶尹公 金璠) 할아버지 墓자리에 얽힌 이야기, 청음 김상헌(淸陰 金尙憲)과 그 형님 선원 김상용(仙源 金尙容) 할아버지의 병자호란(丙子胡亂)때 충성(忠誠)을 다한 이야기, 문곡 할아버지 이하 4대에 걸친 피눈물 나는 이야기, 영안부원군(永安府院君)과 황산(黃山) 할아버지, 순원왕후(純元王后)등 집안에 口傳으로 전해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왔다.

제가 태어나서 자라고 성장(成長)한 곳은 양평군 개군면 향리(楊平郡 介軍面 香里, 당시는 여주군)인데 또 한군데의 선영(先塋)이 있었다. 여주군 흥천면 효지리(驪州郡 興川面 孝池里)인데 그곳에는 5대조 황산 김유근(黃山 金逌根), 그리고 6대조 김용순(金龍淳)의 묘소(墓所)가 있었다.(“지금은 개군면으로 모심”) 양 선영(兩先塋)은 30리 거리이고 당시만 해도 1950, 60년대 초 라서 차편(車便)이 아닌 걸어서 어머니와 함께 1년이면 몇 차래씩 다녔다. 여주군 대신면(大神面) 양회나루에서 배를 타고 南漢江을 건너 흥천면 효지리를 다녔는데 돌아 올 때는 중간 기착지(中間 寄着地)로 여주군 대신면 초현리(驪州郡大神面 草峴里) 아래 새제 마을에 들리곤 하였다.

그곳은 문곡 김수항의 宗家宅으로 당시 宗孫이신 김익한 아저씨께서 살으셨다. 그 곳엔 대방 마님 이라고 불리우던 老할머님이 계셨는데 그 할머님으로부터 위 일묘사충(一廟四忠)의 얽힌, 그 당시의 피눈물 나는 유서(遺書), 한글로 그것도 붓글씨로 기록(記錄)한 冊인 죽취 김제겸의 선세유교, 충민공 임인유교(先世遺敎,忠愍公 壬寅遺敎)라는 책을 보게 되였다. 이는 당시 충민공 죽취 김제겸 할아버지께서 사약(死藥)을 받기직전 유언(遺言)을 하시고 이를 옆에서 듣고있던  3째 아들인 미호 김원행(渼湖 金元行)께서 한글로 기록(記錄)한 것이다.[“여기서 잠간 읽는분의 혼돈을 피하기 위해 말씀 드린다. 미호 김원행 할아버지는 농암 김창협(農巖 金昌協)의 아들 김숭겸(金崇謙)에게 입후 됩니다”].이 피눈물 나는 기록(記錄)을 어머니께서 저희들 보라고 붓글씨로 옮겨 놓으셨고  그리고 50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문곡 김수항의 종가댁인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초현리 아래 새재 마을 그곳은 마을 뒷산 위에서 부터 저의 10대조 몽와 김창집 묘소(夢窩 金昌集 墓所), 9대조 죽취 김제겸(竹醉 金濟謙) 묘소, 8대조 김달행(金達行)의 큰 형님인 취백헌 김성행(翠栢軒 金省行) 묘소, 그리고 그 아들 김이장(金履長) 묘소가 있다.[“저의 11대조 문곡 김수항 “文谷 金壽恒”의 묘소는 경기도 남양주시 이패동 돌누깨 마을에 있음“ 그리고 그 곳에는 1990년대 초 복원한 일묘사충지문 현판(一廟四忠之門 懸板)이 있는 조그마한 각閣(정문“旌門”)이 있다.

본인은 300년 전 있었던 장희빈(張禧嬪) 이라는 여인으로 인하여 잉태(孕胎)되고 전개(展開)되는 이 슬픈 이야기 一廟四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1689년에 기사환국(己巳換局) 이라는 사건으로 인하여 11대조 문곡 김수항 할아버지께서 사약을 잡수시고 돌아가신 사건, 이로부터 33년이란 세월이 흘럿다. 이번에는 신임사화(辛壬士禍)라는 피바람이 불었고 이때 10대조 몽와 김창집, 9대조 죽취 김제겸께서 사약을 잡수시고 세상을 뜨셨다. 이때 저의 8대조 김달행의 큰 형님 취백헌 김성행 마져도 억울한 누명(陋名)을 쓰고 고문(拷問)으로 돌아 가시였다.

이 4대에 걸쳐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충성을 다한 이 슬픈 가문의 역사는 후에 나라로부터 모두 복권(復權)되고 일묘사충, 4대 불천지위, 4대충신(一廟四忠,四代不遷之位,四代忠臣) 이라는 크나큰 가문의 영광(榮光)으로 되돌아왔다. 이는 오늘을 사는 우리 후손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큰 교훈(敎訓)으로 다가온다. 일묘사충 이라는 말을 만든 기사환국, 그리고 신임사화에 대하여 짧은 지식 이나마 아는 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문곡 김수항, 몽와 김창집, 죽취 김제겸의 유언을 붓글씨로 적은 이 책들은 당시 문곡 종가댁 김익한 아저씨가 한글박물관(博物館),또는 어느 연구기관(硏究機關)에 기증(寄贈)하신 것 같다. 임인유교(己巳遺事 壬寅遺敎)의 내용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머님께서 옮기신 위 책은 필체(筆體)와 내용이 이해하기 힘든 옛글 방식이고 연구 하여야 할 과제이기 때문에 이글 말미에 짧으나마 한글 박물관의 현대어 번역(飜譯)을 인용(引用)하려 한다. 그리고 이는 유언과 당시 비통한 상항을 적은 것이고 본 글의 내용은 본인 나름대로 공부해서 얻은 것임을 밝힌다.

己巳換局(기사환국) 

우리는 TV드라마를 통하여 장희빈(張禧嬪)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러나 저희가문이 이와 얼마나 관련 되었고 이 장희빈 이라는 여인으로 인하여 큰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을 얼마나 아는지는 의문이다. 기사환국은 1689년(숙종15년) 일어났다. 숙종대왕 시절(肅宗大王 時節)에는 당쟁(黨爭)이 극심(極甚)하던 시기로 서인(西人)과 남인(南人)간, 숙종 후기(後期)에는 이 서인이 노론(老論)과 소론(少論)으로 갈려 서로의 생사(生死)를 가르는 다툼이 여러 번 있었다.

기사환국이란 1680년 경신출척(庚申黜陟)으로 실세(失勢)하였던 남인이 1689년 원자정호 문제(元子正號 問題)로 재집권(在執權) 한 사건을 가리킨다. 숙종(肅宗)은 정비(正妃)인 인현왕후 민씨(仁顯王后 閔氏)보다는 숙원 장씨(張氏)를 편애(偏愛)하였고 인현왕후 민씨를 멀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숙원 장씨는 1688,10 왕자(王子) 윤(昀)을 낳았고 1689,1월초 왕자 윤(昀)을 원자(元子)로 책봉(冊封)하였다.

원자는 세자(世子)로 그리고 다음대의 국왕(國王)으로 옮아 가는 것이 순서였다. 당시는 주자학(朱子學)이 지배(支配)하던 시대로 이는 정비(正妃) 소생으로 원자를 정해야하는 원칙(原則)에서 크게 위배(違背)되여 있었고 더구나 인현왕후 민씨는 23세라는 젊은 나이로 앞으로 충분히 후사를 볼 수 있는 나이 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것이 당시의 법도(法道)였고 정의(正義)였다.

이에 서인들은 일제히 반대상소(反對上訴)를 올렸다. 그러나 숙종의 결심(決心)은 확고부동(確固不動) 하였고 이를 종묘사직(宗廟社稷)에 고(告)했다. 이로서 원자정호문제(元子正號 問題)는 끝났다. 그런데 당시 대로(大老)라고 추앙(推仰)받던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1607-1689)이 충청도 회덕에 은거해 있다가 이 소식을 듣고 급거 상경 반대상소를 올려 정면(正面)에서 비판(批判)하고 나섰다. 이에 서인들은 우암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감탄(感歎)하고 있었고 우암 송시열을 지지(支持)하였다. 그러나 이는 숙종(肅宗)의 격노(激怒)를 불러왔고 이에 따라 서인이 몰락(沒落)하고 남인이 재집권하는 기사환국(1689년)을 불러오고 말았다.

이때 문곡 김수항(1622-1689)의 바로 윗 형님 퇴우당 김수흥(退우堂 金壽興)은 영의정(領議政)에서 파직(罷職)당하여 장기(長?)로 유배(流配) 당하였고 이듬해 유배지에서 세상을 떠나셨다. 역시 영의정을 지내신 문곡 김수항도 진도(珍島)로 유배당하였고 1689, 3, 28 사사(賜死) 하라는 숙종의 어명(御命)은 4, 9 유배지에서 사약을 받았다.

당시83세 였던 우암 송시열은 제주도(濟州道)로 유배 당 하였다가 다시 국문을 받기 위해서 서울로 압송 중 정읍(押送中  井邑)에서 1689, 7, 24 사사 되었다. 그를 따르는 수많은 문도가 눈물로 이를 지켜 보았다. 제가 어릴때 들은 어머님의 말씀 중 이런 구절이 있다. 우암 선생님이 약사발을 받을때 우암께서 사약을 마시면 그대로 아래로 빠져나와 反復해도 사약의 效果가 없었다. 이는 우암께서 평소 속병이 있어 당신의 오줌을 늘 장복(長服) 하셨는데 이 오줌적이 장에 누적(累積)되여 있어 사약의 독극물(毒劇物)이 그대로 장을 통과 밗으로 배출된다는 것이였다 .이에 우암께서는 발 뒤끔치로 항문(肛門)을 바치고 사약을 받고 돌아 가셨다는 것이다.

우암 송시열의 문집 우암집(尤庵集)등에서 보면 스승이신 청음 김상헌, 그리고 문곡 김수항 이야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우암 송시열은 문곡 김수항보다 15년 위인데 두 분 사이엔 년령을 초월(超越)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이 전해 온다. 이 기사환국때 무려 100여명의 서인이 사형, 유배, 삭탈관직(死刑,流配,削奪官職) 당하였다. 이에 따라 정권(政權)은 서인에서 남인으로, 인현왕후 민씨는 서인(庶人)으로 강등(降等)되여 사저(私邸)로 쫏겨 났고 희빈 장씨(禧嬪 張氏)는 왕비(王妃)로 책봉(冊封) 되었다.

후에 문곡 김수항은 현종묘정(顯宗廟廷)에 배향되고 영평(永平)의 옥병서원(玉屛書阮) , 영암(靈岩)의 녹동서원(녹洞書院), 진도의 봉암사, 주의 석실서원(石室書院)에 배향 되였고 시호(諡號)는 문충(文忠)이다.

辛壬士禍(신임사화) 

1722년 경종(景宗)2년에 일어났다. 기사환국에서 언급된 장희빈 소생(所生)인 원자 윤(昀)은 세자로 다음 숙종의 뒤를 이여 1720년 33세의 나이로 즉위(卽位)했다. 이분이 景宗이다. 이에 앞서 1694년(숙종20년) 갑술환국(甲戌換局)으로 인현왕후는 다시 정비(正妃)인 왕후(王后)로 복권(復權)되였고 서인은 재집권 하였다.

이때 반성(反省)할줄 모르고 안하무인(眼下無人)격인 장희빈의 처벌문제(處罰問題)를 놓고 정국(政局)은 극심(極甚)한 對立양상을 보였다. 이는 서인이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지게 되는 원인(原因)이 되었다. 장희빈은 인현왕후를 모해(謀害)한 죄인(罪人)이니 사사해야 된다는 쪽은 노론(老論)으로 ,세자의 어머니이고 다음대를 이여가야 하는 세자(경종)를 위해서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소론(少論)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모두가 일리 있는 주장이라 할 수 있는데 어찌됐든 숙종에 의해 장희빈은 사사 되었다.

숙종은 경종보다는 영잉군(후에 영조)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숙종 43년인 1717년 숙종(肅宗)과 노론 영수 이이명(李이命)은 독대(獨對)자리를 마련했다. 정유독대(丁酉獨對)라고 불리는 이 자리에서 숙종은 이이명에게 영잉군과 연령군을 부탁하면서 세자를 부탁한다는 말은 없었다고 한다. 이는 사실상 세자를 바꾸라는 말로 들리기도 하는데 그때 숙종은 세자를 마음에 없어 했음은 여러 기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어찌됐든 경종은 세자자리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노론은 숙종의 뜻에 따라 영잉군(후에 영조)을, 소론은 경종을 중심으로 뭉쳐 있었다.

경종은 숙종말년에 4년간 대리청정(代理聽政)을 하였고 1720년 숙종은 별세(別世)했다. 뒤이어 경종(景宗)이 즉위(卽位)했다. 그런데 경종은 젊은 나이이긴 하나 34세가 되었고(1721년) 병(病)이 많고 후사(後嗣)가 없었다. 왕조사회(王朝社會) 에서는 나라의 근본(根本)을 정하는 후사문제가 가장 중요(重要) 하였고 따라서 1721년 노론 4大臣인 영의정 김창집(領議政 金昌集), 좌의정 이건명(左議政 李健命), 영중추부사 이이명(領中樞府事 李이命), 판중추부사 조태채(判中樞府事 趙泰采)는 영잉군의 세제책봉(世第冊封)을 상소(上訴)하고 이를 소론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실행(實行)케 하였다.

그런데 노론측은 여기서 한걸음 더나아가 그해 1721,10월 사헌부(司憲府)집의 조성복(趙聖復)을 내   세위 영잉군의  대리청정(代理聽政)을 청했다. 경종은 이를 허락했고 이를 둘러싼 노소론간의 대립(對立)은 더욱 격화(激化) 되었다. 소론 측의 극심(極甚)한 반대는 경종으로 하여금 대리청정을 명(命)하고 다시 이를 철회(撤回)하기를 몇 차례 반복(反復)했는데 이는 경종의 원칙(原則)없는 소신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소론 측의 우의정 조태구(右議政 趙泰구)가 당시 어전회의(御前會議)에서 영잉군의 대리청정을 극력 반대했고 대리청정은 철회(撤回)되였다.

소론의 의한 노론 공격(攻擊)은 1721,12월 김일경(金一鏡)등의 상소로 최고조(最高潮)의 달 하였다.이때 이들의 첫 번째 표적(標的)은 김창집 이였음은 물론이었다. 이에 따라 노론 4대신인 김창집, 이건명 이이명, 조태체는 귀양 가서 위리안치 되었고 이때 수 십 명의 노론인사는 대거 처벌(處罰)당했다. 이때 저의 10대조 김창집(金昌集)은 거제도(巨濟島)로 9대조 김제겸(金濟謙)은 울산(蔚山)으로 유배(流配) 당하였다.

병약(病弱)하고 후사가 없는 경종대왕, 이에 따라 가장 중요한 나라의 근본(根本)을 정하려는 노론측의 주장과 이를 아직 젊은 경종에게 대한 불충(不忠)으로 간주(看做)하려는 소론 측의 주장은 어느쪽 주장이 옳은지 짧은 지식(知識)의 소유자(所有者)인 저로서는 판단(判斷)할수 없다. 다만 本人은 몽와 김창집의 10대손으로서 할아버지의 충정(忠情)어린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이런 과정(過程)을 낳았으리라고 확신(確信)한다.

그런데 여기서 1722 ,3 ,27 목호룡(睦虎龍)의 짙은 음모(陰謀) 냄새나는 고변(告變)이 터졌다. 즉 노론 명가(名家)의 자식(子息)들이 숙종 말년(肅宗 末年)에 세자(경종)를 시해(弑害)하려 했다고 상소 했다. 이로 인해 저의 8대조 김달행의 큰형님인 취백헌 김성행(翠栢軒 金省行), 이이명의 아들 이기지등이 누명(陋名)을 쓰고 혹독(酷毒)한 고문(拷問)속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죽어갔다. 김성행은 당시 무릎 뼈가 부러지는 고문 속에서도 거짓자백을 하지 않고 죽었다. 후일 英祖大王은 오늘의 종사(宗嗣)가 이여지게 된 것은 김성행 덕이라고 하였다.

거제도에 귀양 가 있던 김창집은 목호룡 고변(告變)사건으로 심문을 받기위해 한양으로 압송(押送) 되는 중 성주에 이르러 사약을 받았다. 이때 인현왕후(仁顯王后)의 오빠 민진원(閔鎭遠)도 귀양 차 이곳에 와 있다 서로 만났다. 몽와 김창집께서 사약을 받는날 아침 할아버지께선 민진원을 보고 말씀 하셨다. 내 평생 사업이 오직 定策(동궁을 정해 국본을 튼튼히 하는것)한 일인데 지하에 들어가 선왕을 뵈어도 부끄러움이 없을까. 동궁이 편안 하다면 또 무엇이 한 이리요. 하면서 죽음 앞에서도 웃고 말하는 것이 평상시와 같았고 조금도 언짢은 기색이 없었다고 전한다. 이때가 1722, 4, 9일로 75세라고 한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에는 몽와 김창집의 충절(忠節)을 기리는 충헌각(忠獻閣)이 세위 져 있었는데 6, 25때 파괴 된 것을 성주군 에서는 2007, 6, 13일 충절어린 이곳을 복원(復原)하고 이창우 성주군수, 이의근 경북지사, 이하영 복원사업회 회장(復元事業會 會長)등 관계자(關係者) 300여명이 참석하여 충헌각 복원 기념행사(忠獻閣 復元 記念行事)를 가졌다.

9대조 할아버지 죽취 김제겸께서는 울산 유배지(流配地)에서 부령으로 옮겨져 1722 ,8, 24일 사사 되었는데 이는 당시 죽은 조성복(趙聖復), 김민택(金民澤)과 함께 三學士로 꼽힌다. 시호는 忠愍이다. 김병기 저 조선명가 안동김씨(朝鮮名家 安東金氏) 113 페이지에서 보면 이때 저의 10대조인  몽와 김창집의 가솔(家率)들은 7군(郡)으로 나누여 유배당 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사실여부(事實與否)는 연구(硏究)하여야 할 과제(課題)라고 생각한다. 이여서 이 책에서는 이때 참형(斬刑)을 받은 자 20여명, 장사(杖死) 된 자 30여명, 그들 가족으로 교살(絞殺) 된 자 13명, 유배 된 자 114명,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녀자(婦女子) 9명, 연좌(連坐) 된 자 173명에 달했다고 적고 있다.

1722년 일어난 신임사화에서 몽와 김창집, 죽취 김제겸, 취백헌 김성행의 3대가 억울하게 사사 되였고 이보다 앞서 33년 전 인 1689년 기사환국으로 문곡 김수항 까지 사사 되었으니 일묘사충(一廟四忠) 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몽와 김창집은 영조묘정(英祖廟廷)에 배향되고 과천의 사충서원(四忠書院 지금은 하남시), 거제의 반곡서원, 양주의 石室書院에 배향 되였다.

한글박물관의 현대어 번역 돌아가신 아버님(죽취 김제겸)의 유서를 소개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서(遺言)

너희들은 일절 다시는 잡된 술수를 쓰거나 성품이 잡스러운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한다. 나의 손자 오석과 경석과 석증이는 모름지기 때에 알맞은 예를 따라 가르치고, 학식 있는 사람에게 가르침을 부탁하여 학문을 성취토록 하여라. 문자를 잘아는 희경(熙卿) 이재(李縡) 장암(丈巖) 정호(鄭澔)로 가히 스승 삼을 만하니라.

임열의 혼인은 벌써 정한 곳이 있고, 오석의 혼인은 일찍이 조상경(趙尙絅)의 집안과 하려고 했던 것이다 만일 그 집안에서 약속을 저버리지 않으면 그대로 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이정영(李正英)((이정영은 임월군의 아들이며 조정승(趙政丞)의  사위다.))의 집안에서도 혼처를 구하고 있으니 만일 달리 더 나은 혼처가 없으면 허락해도 무방하니라.

선대(先代)의 제사는 내가 감히 고치지 못하는 바이로다. 우리 부처(夫妻) 이후의 제사에는 유밀과를 영원히 제상(祭床)에 올리지 말어라. 묘제(墓祭)에는 오직 술과 과일, 포육(脯肉=고기 말린것)과 식혜만 하여라. 파주(波州)에 있는 우리 집 선산은 큰 소쿠리 터이니 풍수로 따지지 말고 삼대(三代)의 장사를 여기에다 지내되, 서인(西人)파의 모양으로 함이 무방하니라. 장단(長湍)에 있는 산소가(좋은 터가 아니라고) 만일 크게 나무라는 사람이 있거든 옮겨도 가하니라. 네 어머니의 수의(壽衣)와 관판(棺板)을 먼저 옮겨 두도록 하여라. 혹시 먼저 옮겨 두었는지 나는 알지 못 하겠도다. 장례는 반드시 검소하고 소박하게 하여라. 관에 칠할 옻 진은 정(鄭)씨 문중에서 한 되만 하니 그것을 가히 본받음 직하니라.

(내가 이제 죽게 되니) 달행(金達行)은 글공부가 끊기게 되어 가히 애닯지만, 장인 섬기기를 나를 섬기듯 하며 글을 배우도록 하여라. 숙천의 아이는 종내 미심쩍으니 마땅히 누이님 내와 일가 모든 사람과 의논하고 깊히 생각하여(양자로) 취하거나 않거나 하여라. 이일은 구차스럽게 못하는 것이니 (此間 三行 漏落)....할것이 없으니 이 뜻을 알 것이니라. 나의 이 마음이 부끄러움이 없으니 마땅히 웃음을 머금고 (=기쁜 마음으로) 땅에 들 것이로다.(=죽음을 맞이하리라).허나 차마 잊지 못함은 늙으신 어머님이라. 내 마음의 갈피를 잡았으니 의(義)에 욕됨이 없으리라.

임인년(1722년) 사월 이십 사일 안보(安保)에서 아들 원행(元行)에게 써주신 것이라.

인용: 한글박물관 문서와 한글, 한글로 쓴 유서.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서

                                                            집필자|백두현(경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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