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病久神昏(신병구신혼)  신은 오랜 병으로 정신이 어두워

  言無頭緖(언무두서)  말에 두서가 없습니다.

  然其一段憂國之忱(연기일단우국지침)  하지만 얼마간 나라 근심하는 정성만큼은

  耿耿於伏枕垂死之中(경경어복침수사지중)  자리에 누워 죽어가는 중에도 또렷합니다.

  艱難操筆(간난조필)  간신히 붓을 들었으나

  掛一漏萬(괘일루만)  괘일루만(掛一漏萬)인지라

  皆不足採(개부족채)  모두 채택할 만한 것이 못 됩니다.

  然伏有感於聖旨之下(연복유감어성지지하)  하지만 삼가 성지(聖旨)에 대해 느낌이 있는지라

   惶恐陳達(황공진달)  황공하옵게 아뢰나이다."

 퇴계(退溪) 이황(李滉)도 '무진육조소(戊辰六條疏)'에서

 "臣雖素昧籌略(신수소매주략)  신이 비록 평소 꾀가 어두우나

  不可不罄竭丹忱(불가불경갈단침)  붉은 정성을 다하여 한 가지라도

  思效一得之愚(사효일득지우)  얻으려는 어리석음을 본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而又恐口陳之際(이우공구진지제)  하지만 또 아뢰는 즈음에

  神茫辭訥(신망사눌)  정신이 산란하고 말이 어눌하여

  掛一漏萬(괘일루만)  괘일루만일까 염려됩니다."

 졸수재(拙修齋) 조성기(趙聖期)는

 '임덕함에게 보낸 답장

  답임덕함서(答林德涵書)'

 에서

 "萬萬便人忙甚(만만편인망심)  나머지는 인편이 몹시 바빠

  力疾暫此(역질잠차)  서둘러 여기까지만 쓰니

  掛一漏萬(괘일루만)  괘일루만올시다.

  都在嘿會(도재묵회)  모두 말없이 살펴두시지요.

  有無限所欲言者(유무한소욕언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아도

  非面難悉(비면난실)  만나지 않고는 다 말하기 어려운지라

  臨紙悵然而已(임지창연이이)  종이를 앞에 두고 서글퍼할 뿐이외다"

 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