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청사우 (乍晴乍雨)

조선 초 문인, 학자 김시습(金時習·1435~1493)의 초상. 수양대군의 단종 왕위 찬탈에 반발해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은둔하다 승려가 되었다. 보물 제1497호.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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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이 참 뜻 같지 않다.

그때마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는 피곤하고, 무심한 체 넘기자니 가슴에 남는 것이 있다.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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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갰다 금세 비 오고

사청사우(乍晴乍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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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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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乍晴還雨雨還晴(사청환우우환청) 잠깐 갰다 비

가 오고 비 오다간 다시 개니,

天道猶然況世情(천도유연황세정) 하늘 도리 이러

한데 세상의 인정이랴.

譽我便應還毁我(예아편응환훼아) 칭찬하다 어느

새 도로 나를 비방하고,

逃名却自爲求名(도명각자위구명) 이름을 피한다

며 외려 명예 구한다네.

花開花謝春何管(화개화사춘하관) 꽃이 피고 지는

것이 봄과 무슨 상관이며,

雲去雲來山不爭(운거운래산부쟁) ​구름 가고 오는

것을 산은 아니 다툰다네.

寄語世人須記認(기어세인수기인) 세상 모든 사람

들아 모름지기 기억하라,

取歡無處得平生(취환무처득평생) 평생을 얻는대

도 즐거움은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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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인심을 가늠하기 어렵기가 종잡을 수 없는 날씨보다 더하다.

나를 칭찬하던 사람들이 돌아서면 더 모질다.

거기에 취해 내로라하던 시간이 참담하다.

혼자 고상한 척을 다 하더니, 알고 보니 탐욕의 덩어리였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세상에 대한 환멸만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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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것은 모두 내가 바라고 기대한 것이 있어서다. 꽃이 늦게 피거나 일찍 시든다고 봄이 안달을 하던가?

구름이 오고 가는 것에 산이 성을 내던가?

이래야만 하고 저래서는 안 되는 잣대를 자꾸 들이대니 삶이 피곤해진다.

날씨 따라 마음이 들쭉날쭉하고, 상황을 두고 기분이 널을 뛰면, 정작 큰일이 닥쳤을 때 감당이 안 된다.

이러면서 기쁘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나 그런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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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李穡·1328~1396)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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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 스님이 와서 당시(唐詩)의 말뜻을 묻다

진관대선래문당시어의(眞觀大選來問唐詩語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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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시는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