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난취 (一散難聚)

동계(桐溪) 정온(鄭蘊·1569~1641)의

‘큰일을 하는 사람은 인심을 근본으로 삼는다

立大事者 以人心爲本(입대사자 이인심위본)’

는 장강대하의 글이다.

서두가 이렇게 시작한다.

“若知夫所以立大事乎(약지부소이립대사호) 큰일을 세우는 방법 아

는가?

匪因威武(비인위무) 위엄과 무력으로 해선 안 되고,

匪賴堅利(비뢰견리) 갑옷과 병장기에 기대도 안 된다네.

與衆則成(여중칙성) 백성과 함께하면 이루어지고,

自用則墜(자용즉추) 제 힘 믿고 처리하면 실패한다네.

惟其本在此而不在彼(유기본재차이불재피) 근본은 여기 있고 저기

에 있잖으니,

初不出於人心(초불출어인심) 애초에 인심을 벗어나지 않아야지.

自其莫愚者而言之(자기막우자이언지) 어리석은 사람 두고 얘기하자

면,

可以利誘(가이리유) 이익을 가지고 꾈 수도 있고,

可以威臨(가이위림) 위엄으로 임하여 누를 수도 있다네.

自其莫神者而論之(자기막신자이론지) 신령스러운 사람으로 논해본

다면,

足以立事(족이립사) 일을 세워 성취할 수도 있지만,

足以僨國(족이분국) 나라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법.”

나라의 큰일을 하려면 민심을 얻는 것이 먼저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무력으로 겁박한다고 되는 것은 더

더구나 아니다.

인심이 함께하면 안 될 일이 없고, 제멋대로 가늠하면 될 일도 망치고 만

다.

말이 다시 이어진다.

“人惟邦本(인유방본) 사람이 나라의 근본이거니,

本固邦寧(본고방녕) 근본이 단단해야 나라가편하다네.

順則事立(순칙사립) 순리에 따르면 일을 이루고,

逆則亂生(역칙란생) 거스르면 난리가 생겨난다네.

顧乃不然(고내불연)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則人離心士解體(칙인리심사해체) 백성 마음 떠나고 사졸들은 맥 풀

리며,

勇者㥘憤者弭(용자겁분자미) 용자는 겁을 먹고 성내던 이 입 다무

네.

不蹙額相告曰(불축액상고왈) 다들 이마 찡그리며 서로 고해 하는 말

이

吾王之忘讐忍恥(오왕지망수인치) 우리 임금 원수 잊고 부끄러움 참

다가,

夫何使人心至於此(부하사인심지어차) 어이 인심 이 지경에 이르게

하였는가?

衆一散而難聚(중일산이난취) 무리 한번 흩어지면 모이기가 어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