追遠齋記(추원재기)

馬山(마산)에서도 山勢(산세)가 빼어나고 물이 맑기로 이름난 葛峰山(갈봉산) 기슭 良村(양촌) 뒷산 陽地(양지)바른 언덕에 세 칸 齋室(재실)을 세우고 이름 하여 追遠齋(추원재)라 하였다.

追遠(추원)이라함은 祖先(조선)의 恩德(은덕)을 崇慕(숭모)하고자 함이요 齋(재)는 祭祀(제사)를 위한 齋室(재실)이란 뜻이다. 이 齋室(재실)은 肅廟時(숙묘시) 이곳 陽村(양촌)에 卜居(복거)하신 處士公(처사공) 諱(휘) 盛玉(성옥)의 祭祀(제사)를 위하여 建立(건립)하였다. 公(공)은 仁祖年間(인조년간) 安東金氏(안동김씨) 家門(가문)에서 誕生(탄생)하셨다.

始祖(시조)는 三韓壁上功臣三重大匡太師亞父(삼한벽상공신삼중대광태사아부) 諱宣平(휘선평)이시며 曾祖考(증조고)는 嘉義大夫刑曹參判(가의대부형조참판) 諱尙寯(휘상준), 號(호)休庵(휴암)이시고 祖考(조고)는 振威縣令(진위현령) 贈贊成(증찬성) 諱光煒(휘광위)이시며 考(고)는 諱壽箕(휘수기)이시다.

公(공)의 집안은 代代(대대)로 漢陽(한양)에 世居(세거)하면서 學門(학문)을 닦아 벼슬하는 것을 家業(가업)으로 삼았으나 曾祖考(증조고) 休庵公(휴암공)이 志操(지조)를 지키시어 光海君(광해군)때 廢母論(폐모론)에 參與(참여)하지 않았다하여 미움을 받아 十一年間(십일년간)이나 벼슬길에서 쫓겨났었고 仁祖反正(인조반정) 이 후에는 그 論議(논의)에 參與(참여)하여 反對(반대)하지 않았다하여 吉州(길주)로 流配(유배)되었다가 풀려나는 苦楚(고초)를 당하심을 들어 왔고 休庵公(휴암공)의 鐘形(종형) 右議政(우의정) 諱尙容(휘상용), 諡(시) 文忠(문충) 號(호) 仙源(선원)은 丙子胡亂(병자호란)때 江華城(강화성)에서 殉死(순사)하셨고 또 從弟(종제) 左議政(좌의정) 諱尙憲(휘상헌) 諡(시) 文正(문정) 號(호) 淸陰(청음)은 淸(청)나라에 降伏(항복)을 反對(반대)하고 故鄕(고향) 安東(안동)에 내려가셔서 蟄居(칩거)하시다가 瀋陽(심양)으로 잡혀가서 拘禁(구금) 당하신 消息(소식)을 들으시면서 管路(관로)의 無常(무상)함을 느끼셨다.

都城(도성)에서 苟且(구차)하게 벼슬을 구하느니 보다 山水佳麗(산수가려)한 곳에 隱居(은거)하여 學問(학문)을 닦으며 子孫(자손)들을 敎育(교육)함이 올바른 길이라 생각하시고 可居地(가거지)를 찾던 끝에 良村(양촌)에 卜居(복거)하시게 되었다.

乙酉年(을유년) = 서기 2005년 가을 齋室(재실) 新築(신축)에 關(관)한 經過(경과)를 公(공)의 十世孫(십세손)인 韓國高速鐵道建設工團理事(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사)로 歷任(역임)한바 있는 斗漢(두한)으로부터 들었고 齋記(재기)를 써달라는 請(청)도 받았다. 내 비록 才識(재식)은 不足(부족)하나 이 아름다운 役事(역사)의 記錄(기록)을 拒絶(거절)할 수 없었다.

累代(누대)에 걸쳐 入鄕祖(입향조)이신 處事公(처사공)의 齋室(재실)이 없음을 不便(불편)하게 여기다가 庚辰年(경진년) = 서기 2000년 가을 時享(시향)때 門會(문회)를 열어 長老(장노)들의 發議(발의)와 後孫(후손)들의 同意(동의)를 얻어 齋室(재실)을 建立(건립)하기로 決定(결정)하였고 迅速(신속)하게 工事(공사)를 始作(시작)한 結果(결과)로 그 다음해인 辛巳年(신사년)에 竣工(준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公役(공역)이 順調(순조)롭게 進行(진행)된 데에는 子孫(자손)들이 孝心(효심)을 發揮(발휘)하여 同心協力(동심협력)하였기 때문이라며 특히 財政確保(재정확보)와 工程管理(공정관리)에 渾身(혼신)의 努力(노력)을 다한 九世孫(구세손) 且鎭(차진), 十三世孫(십삼세손) 在福(재복), 十四世孫(십사세손) 用鎰(용일)의 功(공)이 至大(지대)하였으며 十五世孫(십오세손) 宗孫(종손) 萬求(만구)는 어린나이에도 關心(관심)이 많았다.

自古(자고)로 人傑(인걸)은 地靈(지령)이라 하였으니 鎭山(진산)인 葛峰山(갈봉산)과 案山(안산)인 積石産(적석산)이 又壯又秀(우장우수)하여 많은 것을 豫斷(예단)하시었다. 이러한 公(공)의 深謀遠慮(심모원려)가 이루어져서 各界(각계)에 進出(진출)한 後孫(후손)이 많다.

公(공)의 孫子(손자) 杏亭(행정) 諱好瑛(휘호영)은 晉州訓導(진주훈도)로 學文(학문)과 敎育者(교육자)로 鄕黨州閭(향당주려)에 名望(명망)이 높았고, 八世孫(팔세손) 諱成圭(휘성규)는 副護軍(부호군), 十世孫(십세손) 諱兌漢(휘태한)은 主事(주사), 諱斗漢(휘두한)은 壽階(수계)로 通政大夫(통정대부)를 받으셨다.

近來(근래)에는 十世孫(십세손) 諱永漢(휘영한), 十一世孫(십일세손) 諱守東(휘수동)은 抗日獨立運動(항일독립운동)을 하시다가 三鎭義擧時(삼진의거시) 鎭東(진동) 凰橋에서 殉義(순의)하신 愛國志士(애국지사)로 建國勳章(건국훈장) 愛國章(애국장)을 받으셨다.

齋室(재실)建立(건립)의 趣旨(취지)는 祖先(조선)의 恩德(은덕)을 기리고 子孫(자손)의 敦睦(돈목)을 다지기 위함이니 곧 孝悌忠信(효제충신)을 勸勵(권려)하자는 것이다.

孟子(맹자)에 父母(부모)를 잘 섬김을 孝(효)라 하고 兄長(형장)에게 敬順(경순)함을 俤(제)라 한다고 하였으며 呂代春秋(여대춘추)에는 孝悌(효제)는 天下(천하) 사람들이 각각 분수를 지켜 平安(평안)해 지게 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는 人間(인간)이 人間(인간)된 道理(도리)를 다 하는 價値(가치)를 일깨워 주는 일이다.

또한 孝(효)는 百行(백행)의 根源(근원)이라 하였으니 孝心(효심)으로 이룩한 니 齋室(재실)은 위로 祖先(조선)의 遺志(유지)를 이어 받고 아래로 子孫(자손)들에게 修身齊家之道(수신제가지도)를 닦게 하려는 遺風(유풍)을 千秋萬歲(천추만세)토록 이어 갈 것을 다짐하는 契機(계기)를 마련한 것일지니 어찌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는가.

내 이를 적어 後世(후세)에 傳(전)하고자 한다.

丙戌年(병술년) = 서기2006년

族孫(족손) 敎授(교수)文學博士(문학박사) 渭顯(위현) 謹撰(근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