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11)

其箚曰。伏聞日者朝參。上下交勉。惟在去私二字。臣病伏中。不覺蹶然而起曰。吾國其庶幾乎。傳曰。天無私覆。地無私載。日月無私照。王者奉三無私。以勞天下。嗚呼。私者。公之反也。生於其心。害於其政。匹夫猶然。至於人主。其害可勝言哉。殿下憂勤三紀。一念圖治。而百度蠱壞。日趨危亂者。良由一私字爲祟耳。

기차왈。복문일자조참。상하교면。유재거사이자。신병복중。불각궐연이기왈。오국기서기호。전왈。천무사복。지무사재。일월무사조。왕자봉삼무사。이로천하。오호。사자。공지반야。생어기심。해어기정。필부유연。지어인주。기해가승언재。전하우근삼기。일념도치。이백도고괴。일추위란자。량유일사자위수이。

그 소차(疏箚)에 이르기를, “삼가 듣건대 요즈음 조참(朝參)에 상하가

서로 힘쓰는 것이 오직 ‘사사로움을 버린다[去私]’에 있습니다. 신은 병으로 누워있다가 나도 모르게 번쩍 일어나서 ‘우리나라가 잘 다스려질 듯하다.’고 하였습니다. 전(傳)에 “하늘은 사사로이 덮는 것이 없고, 땅은 사사로이 싣는 것이 없으며, 해와 달은 사사로이 비추는 것이 없다.〔天無私覆 地無私載 日月無私照〕”고 말했으니, 임금은 세 가지 사사로움이 없는 것[三無私]을 받들어 천하를 위해 힘써야 합니다. 아, 사사로움이란 공정함의 반대입니다. 그 마음에서 생겨나서 그 정치에 해로운 것은 필부(匹夫;일반 백성)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임금에 이르러서는 그 해로움을 이루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전하께서 삼십여 년을 근심하고 부지런하여 한마음으로 다스리기를 도모하였지만, 온갖 법도가 좀먹고 무너져서 날로 위난으로 치닫는 것은 진실로 하나의 ‘사(私)’ 자가 빌미가 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