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12)

夫瑣瑣膴仕。古人所戒。而朝著之上。太半姻戚。中批除授。本非美事。而緋貂之班。率多親擢。人皆懷夤緣之心。僥倖之望。以至政注淆雜。科塲不嚴。而公器褻矣。諸宮折受濫於祖制。賜與之恩。下及掖屬。粒粒辛苦之粟。出自寒女之帛。尋常尾閭於此。而羣下不惟不思匡正。乃反相挻營私。利欲橫流。貨賂公行。而國用竭矣。

부쇄쇄무사。고인소계。이조저지상。태반인척。중비제수。본비미사。이비초지반。솔다친탁。인개회인연지심。요행지망。이지정주효잡。과장불엄。이공기설의。제궁절수람어조제。사여지은。하급액속。립립신고지속。출자한녀지백。심상미려어차。이군하불유불사광정。내반상연영사。리욕횡류。화뢰공행。이국용갈의。

무릇 자질구레한 인척들을 중요한 벼슬에 두는 것은 고인이 경계한 바인 데도 조정에는 태반이 인척이고, 중비(中批)로 제수하는 것은

본래 아름다운 일이 아닌데도 3품관 이상의 반열에는 대부분 친히

발탁하신 무리들입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모두 인연(夤緣)의 마음과 요행(僥倖)의 희망을 품고 있으니 정사가 혼잡으로 기울어지고, 과거장이 엄격하지 않아 공기(公器, 관직)가 더럽혀졌습니다. 여러 궁전의 절수(折受)가 조종(祖宗)들이 정한 제한보다 넘쳐나고, 하사하는 은전은 아래로 액속(掖屬)까지 미칩니다. 낱알 하나하나 농부의 고생으로 생산한 곡식과 빈한 한 집 여인이 짜서 바친 비단은 보통 여기에서 미려(尾閭)가 되는데도 신하들은 바로잡을 생각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서로 이끌어 사사로움을 꾀합니다. 이욕이 마구 흐르고 뇌물이 공공연하게 행해져서 나라의 비용이 없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