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14)

其書曰。自古儲君之德。必以仁孝溫文稱者。誠以仁爲天地生物之心。而孝乃堯舜爲治之本也。禮樂交修內外而溫潤文明之氣象著焉。德業之隆盛。豈有過於是哉。今世孫美質天成。岐嶷夙茂。邸下尤宜先懋自修。以爲身敎之道也。嗚呼。邸下一身。前有四百年宗社付托之重。後有億萬禩子孫垂裕之囏。其可不戰戰兢兢惟恐荒墜。而臣民延頸之望。容有極哉。

기서왈。자고저군지덕。필이인효온문칭자。성이인위천지생물지심。이효내요순위치지본야。례악교수내외이온윤문명지기상저언。덕업지륭성。기유과어시재。금세손미질천성。기억숙무。저하우의선무자수。이위신교지도야。오호。저하일신。전유사백년종사부탁지중。후유억만禩자손수유지囏。기가불전전긍긍유공황추。이신민연경지망。용유극재。

그 상서(上書)에 이르기를, “옛날부터 저군(儲君, 세자)의 덕은 반드시 어질고 효성스럽고 온화해야 한다고 일컬어지니, 진실로 어짊을 천지 생물의 마음으로 삼아야 하고 효도는 바로 요순(堯舜)이 정치를 한 근본입니다. 예악(禮樂; 도덕적으로 교화하여 어짊을 실현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이룰수 있다고 보는 사상)을 안팎에서 서로 닦아서 온윤(溫潤)하고 문명(文明)한 기상이 드러나야 합니다. 덕업(德業)이 융성한 것이 어찌 이보다 나은 것이 있겠습니까? 지금 세손(世孫)은 훌륭한 바탕이 천부적으로 이루어졌고 총명함이 일찍 드러났으며, 저하(邸下)는 더욱 마땅히 먼저 수기에 힘써서 몸으로 가르치는 도(道)를 삼아야 합니다. 아, 저하의 일신은 앞으로는 400년 종묘사직이 부탁한 막중함이 있고 뒤로는 억만 년 자손들에게 넉넉한 덕을 남겨야 할 어려운 책임이 있으니, 전전긍긍(戰戰兢兢)하며 오직 실추(失墜)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민(臣民)들이 목을 빼고 기다리는 바람이 어찌 다함이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