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東金公諱壽箕墓碑文

  (안동김공휘수기묘비문)

公(공) 諱(휘) 壽箕(수기) 字(자) 箕老(기노) 姓(성) 金氏(씨) 貫(관) 安東(안동) 高麗太師(고려태사) 諱宣平(휘선평) 後(후) 有(유) 璠(번) 平壤庶尹(평양서윤) 始奠居漢城之祖(시존거한성지조) 生(생) 諱生海(휘생해)信川軍需(신천군수) 於公爲高祖(어공위고조) 曾祖(증조) 諱元孝(휘원효)軍器寺正(군기시정) 祖(조) 尙寯(상준) 字(자) 汝秀(여수) 號(호) 休庵(휴암) 文科(문과) 歷翰苑嘉義(역한원가의) 刑曹參判(형조참판) 贈左贊成(증좌찬성) 爲派祖(위파조) 考(고) 諱光煒(휘광위) 字(자) 晦甫(회보) 振威縣令(진위현령) 以子壽翼(이자수익) 諡(시) 忠景公(충경공) 貴贈參贊(귀증참찬) 貝+也(이) 榮也(영야) 妣(비) 贈貞敬夫人(증정경부인) 竹山安氏(죽산안씨) 牧使(목사) 昶(창) 女(여) 后妃(후비) 貞敬夫人(정경부인) 安東權氏(안동권씨) 郡守(군수) 大信(대신) 女(여) 甲辰(갑진) 八月(팔월) 十日(십일) 生公于京第(생공우경제) 幼有異質聰悟絶倫(유유이질총오절윤) 受學于王大夫休庵公(수학우왕대부휴암공) 造詣夙就(조예숙취) 聞見益博(문견익박) 休庵公(휴암공) 以遠大之器(이원대지기) 期之(기지) 素性恬靜(소성념정) 不喜進取(불희진취) 每讀書(매독서) 要涉其流(요섭기류) 探其源(탐기원) 採剝其華實(채박기화실) 而咀嚼其膏味(이저작기고미) 以已有發於文詞(이이유발어문사) 尤(우) 喜心近(희심근) 等書(등서) 公生於際會非常(공생어제회비상) 自幼親睹執徐之亂(자유친도집서지란) 瘡痍之餘瘢未落(창이지여반미락) 又(우) 經光海政亂(경광해정란) 見善類芟刈(견선류삼예) 及癸亥(급계해) 改王(개왕) 有郡壬幷戮(유군임병륙) 當丙子(당병자) 淸兵逼東(청병핍동) 見生民塗炭(견생민도탄) 尤無意於世(우무의어세) 又(우) 縣令公(현령공) 常以盛滿爲誡(상이성만위계) 故(고) 避寓於都城之外(피우어도성지외) 果川之滸(과천지호) 以明哲保身爲節度(이명철보신위절도) 所事者(소사자) 惟在圖書之間(유재도서지간) 鉤深蘊奧爲日課(구심온오위일과) 所重者(소중자) 追先迪後(추선적후) 或(혹) 風和雪月(풍화설월) 邀賢友(요현우) 而迭爲唱酬(이질위창수) 或(혹) 逍遙於水石之間(소요어수석지간) 嘯咏舒懷(소영서회) 不知老之將至(부지노지장지) 其襟期淸越(기금기청월) 無火食氣(무화식기) 顯宗癸丑(현종계축) 二月十日(이월십일) 終于寢(종우침) 窆于夜傍(폄우야방) 廣岩山(광암산) 庚子原(경자원) 配孺人(배유인) 潭陽田氏(담양전씨) 府使(부사) 得雨(득우) 女(여) 甲辰生(갑진생) 顯宗丁未(현종정미) 三月三十日卒(삼월삼십일졸) 墓合窆(묘합폄) 生二男五女(생이남오녀) 長(장) 盛希(성희) 次(차) 盛玉(성옥) 女(녀) 孫泰來(손태래) 進士(진사) 許冕(허면) 鄭周冑(정주주) 沈景望(심경망) 縣監(현감) 崔土+集(최집) 嘉善大夫(가선대부) 盛希(성희) 男(남) 時昆(시곤) 男(남) 英俊(영준) 時英(시영) 孫(손) 男(남) 胤緖(윤서) 進士(진사) 沈迪逵(심적규) 宣傳官(선전관) 餘不錄(여불록) 嗚呼(오호) 公(공) 生(생) 圭組之家(규조지가) 平生行義(평생행의) 不與世俯仰(불여세부앙) 超然物外(초연물외) 經紀累嬗(경기누선) 所著文字(소저문자) 逸而不傳(일이부전) 豈但(기단) 本孫之慨惜者耶(본손지개석자야) 銘於余(명어여) 辭(사) 不獲(불획) 以契而不以文(이계이불이문) 畧(략) 叙如右(서여우) 系(계) 而銘曰(이명왈) 允矣成德(윤의성덕) 休老肖孫(휴노초손) 泥視軒冕(니시헌면) 樂彼林泉(낙비임천) 名不標幟(명불표치) 跡務韜晦(적무도회) 取守幽貞(취수유정) 辶+豚而无晦(돈이무회) 不怵於利(불출어리) 不屈於勢(불굴어세) 審之霽潦(심지제료) 量而分劑(량이분제) 如水伏流(여수복류) 光照覆盆(광조복분)餘陰不歇(여음불헐) 曰+弟雲兟兟(제운신신) 時有屈伸(시유굴신) 道有消長(도유소장) 有石亭亭(유석정정) 君子之塋(군자지영)

                                         癸亥(계해 = 1983) 仲春(중춘)

               後學(후학) 鎭川(진천) 宋炳奭(송병석) 謹撰(근찬)

 공의 이름은 수기이며 자는 기노이다. 성은 김씨로 본관은 안동이다.
고려태사이신 휘 선평이후에 평양서윤을 지내신 번이 처음으로 서울에 자리 잡으신 분이 된다.
그 분 아드님이 생해로 신천군수를 지내셨고, 공의 고조부가 된다.
증조부는 군기시정을 지내신 원효이시며 할아버지는 문과 급제하여 한원가의 형조참판을 지내고 좌찬성에 증직된 상준으로 호는 휴암, 자는 여수이며 우리 휴암파의 파조가 된다.
아버지의 휘는 광위로 자는 회보이며 진위현령을 지내셨다. 이분의 큰 아드님이 수익으로 시호는 충경공이니, 나중에 참찬으로 추증 되니 거듭된 영광이었다.
공의 부인은 정경부인으로 추증된 죽산안씨 이시며 목사를 지낸 창의 따님이시다.
후비는 정경부인으로 추증된 안동권씨 이시며 군수를 지낸 대신의 따님이시다.
공은 선조 갑진년(1604) 8월 10일 서울집에서 태어나셨는데 어려서부터 총명한 자질로 타인보다 뛰어나셨다.
할아버지 휴암공에게 배우고서 견문이 더욱 넓어졌으므로 휴암공이 장차 큰 그릇이 될 것으로 기대하셨다.
원래 성품이 맑고 조용하며 벼슬길에 나아가길 좋아하지 않으셨다.
근원을 탐구하며 그 진수를 찾아 글에 나타난 바는 어떤 일을 행함에 실행하고 또 심경 근사록 등의 책을 좋아하셨다.
공이 태어난 시기는 비상한때로 어려서 임진왜란을 친히 격어 전쟁의 상처를 보았고, 또 광해조의 정변으로 선인도 벼슬아치도 죽고 잘못 되는 것을 격어 보았다.
또 이어 병자호란으로 백성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벼슬살이에 뜻이 없고, 또 아버님께서 평소 사람이 너무 꽉 차고 넘치면 않된다 하는 가르침이 있었으므로 서울 인근 과천 가까운 물가에 자리 잡으셨다.
명철보신하여 절도를 지켜 독서를 하며 더욱더 정진을 하였으며 조상 섬기고 후손 교육을 중하게 여기셨다.
또, 날이 좋고 할 때는 친구들과 글 짓고 어울리며 자연과 더불어 지내니 몸과 마음은 맑아 신선이 된 듯 하였다.
현종 계축년 (1673) 2월 10일에 돌아가셔 광암(넓은바위) 경좌에 잠드셨다.
부인은 담양전씨로 부사를 지낸 득우의 따님이시며 갑진생이시다. 현종 정미년(1667) 3월 3일에 돌아가시니 합폄을 하였다.
공은 이남 오녀를 낳으셨는데 장남이 성희, 차남이 성옥이다. 따들은 각각 진사를 지낸 손태래, 허면, 정주주, 현감 심경망, 가선대부 최집에게 시집가셨다.
장자 성희는 시곤을 낳고 차남 성옥은 영준 시영을 낳았다. 큰 따님의 아들 손윤서는 진사를 지냈고 넷째 따님은 선전관을 지낸 심적규를 낳았다. 그 외는 적지 않는다.
오호라 !
공은 벼슬집안에서 태어나 평생 동안 의롭게 지내 세상에 아부하지 않았으며 초연하게 지내셨다.
여러 가지 겪은 일 글월 등은 없어져 전하지를 않으니 후리 후손들의 애석한 일만이 아니다.
나에게 명을 지어 달라하여 사양치 못하나 변변치 못한 글재주로 위와 같이 쓰며 이어 명을 짓는다.

진실로 덕을 이루니 휴암 닮은 손자다.
벼슬을 가벼이 여겨 산천을 즐기도다.
이름을 날리지 않으나 학문은 높아
고요함을 즐겨 세상 피해도 후회는 없도다.
이익에 홀리지 않으며 세력에 굴하지 않으니
큰 일 미리 알아 가지런하게 하도다.
물이 끊이지 않고 흐르듯, 빛이 어두운 곳을 다 비추 듯
음덕이 끊이지 않아 후손에 전하도다.
세상은 변화하고 도리는 어긋날 수 있으나
군자의 맑은 빛은 돌처럼 우뚝 하도다.

                              계해 이월 후학 진천 송병석 삼가 쓰다.

                                                십삼대손 윤일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