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문공 용암 병시

                 (忠文公 蓉庵 炳始)

공(公)의 자는 성초(聖初), 호는 용암(蓉庵). 시호는 문충(文忠)이니, 순조 32년(1832) 계축 8월 16일에 출생하였다.

중시조는 문정공[(文正公) 양관 대제학 좌의정 청백리 증영의정 청음(淸陰) 상헌(尙憲)]으로, 현조는 죽취공[(竹醉公) 우부승지 증찬성 시 충민(忠愍) 제겸(濟謙)]이고, 고조는 좌찬성공[(左贊成公) 증좌찬성 달행(達行)]이며, 증조는 좌찬성공(左贊成公) 증좌찬성 이경(履慶)]이니, 할아버지는 참판공[(參判公) 이조참판 증영의정 명순(明淳)]이요, 아버지는 판서공[(判書公) 공조판서 증영의정 시호 청헌(淸獻) 응근(應根)]과 어머니 정경부인 용인이씨의 외아들이다.

헌종(憲宗) 14년 (1848) 약관 17세에 증광시 진사 3등 15위로 합격한 후 철종 5년(1854) 3월 19일 영화당(暎花堂)에서 치른 참반유무(參班儒武) 응제에서 명(銘)에 수석으로 직부전시되어 이듬해 24세에 을묘 정시문과 병과 6위로 급제하였다.

그 해 7월 6일 한권(翰圈)에 선발되어 7월 12일 한림소시(翰林昭試)에도 선발되었고, 철종 8년(1857) 2월 20일 관록(館錄)에도 선발되었으며, 철종 11년(1860) 윤 3월 8일 원릉친제(元陵親祭)에 홍문관교리로 대축(大祝)을 잘하여 봉정대부로 가자되었다.

철종 13년(1862) 7월 1일 성균관대사성이 되었고, 10월 3일 홍문관부제학이 되었으며, 이듬해 2월 30일 이조참의가 되었다가, 고종 2년(1865) 7월 16일 병조참지가 되었고, 11월 1일 병조참의가 되었으며, 11월 5일 승정원좌승지에 제수되었다.

고종 4년(1867) 11월 5일 동지성균관사사 되었고, 고종 6년(1869) 8월 11일 통정대부로 가자되어 8월 22일 동지춘추관사에 제수 되었으며, 그 날 정사에서 예조참판이 되었다가, 9월 8일 오위도총부부총관이 되었고, 그 날 정사에서 도총관으로 고쳐 제수 되었으며, 이듬해 7월 10일 동지경연사가 되었다.

그 해 윤 10월 13일 공충도(公忠道)관찰사 겸 수군절도사가 되었고, 고종 8년(1871) 1월 3일 충청도관찰사를 지냈으며, 7월 22일 공주목사가 되었다가, 고종 10년(1873) 3월 20일 동지돈령부사가 되었고, 4월 15일 병조참판이 되었으며, 윤 6월 23일 승정원승지가 되었다.

이듬해 6월 3일 행도승지가 되었고, 고종 12년(1875) 4월 5일 규장각직제학이 되었으며, 4월 11일 가의대부에 가자되어 8월 19일 형조판서겸 행도승지가 되었다가, 9월 7일 예조판서겸 지경연사가 되었고, 10월 7일 지의금부사가 되었으며, 10월 18일 대호군을 겸직하였다.

그 해 11월 14일 의정부우참찬이 되었고, 11월 25일 전설사(典設司)제조가 되었으며, 이듬해 6월 27일 세자우부빈객이 되었다가, 8월 11일 병조판서에 제수되었고, 12월 29일 사직서(社稷署)제조가 되었으며, 고종 14년(1877) 9월 26일 대호군겸 무위소(武衛所)제조가 되었다.

고종 15년(1878) 4월 19일 총융청(摠戎廳)총융사가 되었고, 6월 26일 무위도통사(武威都統使)가 되었으며, 그 날 어영대장에 제수 되었다가 무위도통사로 바꾸라는 전교를 받았고, 이듬해 2월 22일 예문관제학이 되었으며, 윤 3월 3일 호조판서겸 지삼군사(知三軍事)가 되었다.

그 달 9일 예빈시(禮賓寺)제조가 되었고, 6월 27일 내각제학이 되었으며, 고종 17년(1880) 4월 29일 홍문관제학이 되었다가, 9월 22일 판의금부사겸 지삼군부사가 되었고, 이듬해 윤 7월 7일 관상감(觀象監)제조가 되었으며, 고종 19년(1882) 3월 28일 이조판서에 제수되었다.

그 해 6월 9일 임오군란이 일어나서 호조판서에서 물러났다가 흥선대원군 이 텐진(天津)으로 압송된 후 호조판서에 재임용 되었고, 일본공사 하나부사(花房義質)가 일본군을 이끌고 인천에 상륙하여 주둔하면서 군난의 사후처리문제로 대한제국을 괴롭히고 있을 때 지삼군부사로 대간(大官)에 임명되어 종사관 서상우(徐相雨)와 함께 이들과 담판협상을 하였다.

그 해 11월 13일 세 번째 호조판서에 제수 되었고, 4월 27일 동지의급부사가 되었으며, 5월 8일 예빈시제조에 다시 임명되었다가, 청나라 장군 오장경(吳長慶)에게 조선정부가 군란의 주도세력이 집단으로 거주하던 왕십리와 이태원을 기습공격하도록 하여 수 많은 군인과 가족들이 학살을 당하였는데 이때어 오장경을 찾아가 무고한 양민은 살육하지 말 것을 청원하고, 임오군란중에 흥선대원군에 의해 폐지되었던 통리기무아문(統理機務衙門)이 복설되어 12월 정부기구의 개편으로 통리내무아문이 통리군국사무아문으로 개명하여 11월 29일 통리내무아문사무를 맡았고, 이듬해 1월 7일 진주사로 임명되어 청나라에 다녀온 뒤에 양향당상(糧餉堂上)으로 가자되어 선혜청제조를 맡았으며, 4월 18일 예조판서를 지내고, 11월 29일 이조판서를 역임하였다.

고종 21년(1884) 갑신정변 때는 개화파와 수구파의 대립 속에서 사대당에 가담하여 족질 옥균(玉均)일파의 정변을 깨뜨리고 심순택(沈舜澤)내각의 독판교섭통상사무(督辦交涉通商事務)로 전권대신이 되어 이탈리아 · 영국 · 러시아 등과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였으며, 통리군국아문의 우의정과 판중추부사가 되었고 잇달아 의정부좌의정과 총리내무부사(總理內務府事)에 제수되었다.고종 23년(1886)〈논시폐수차 論時弊袖箚〉에서 정부의 개화정책에 따라 증대한 국가경상비의 지출을 억제하여야 한다고 전제하고, 근검절약하는 긴축재정으로 당시 정부에서 조운(漕運)의 편리를 위하여 추진하였던 윤선(輪船)의 구입을 강력하게 반대하였고, 1888년에는 〈논전폐계 論錢弊啓〉에서 정부의 화폐정책을 비판하고, 특히 당오전(當五錢)을 비롯한 악화의 남조를 금지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다.고종 31년(1894) 전라도를 중심으로 농민전쟁이 터졌는데, 이를 구실로 일본과 청국이 각기 그들의 군대를 아산과 인천에 상륙시켜 청일양국간에 전쟁이 촉발하기 직전인 6월 20일에 영의정이 되었다.그러나 그 다음날 일본군이 조선정부의 폐정을 개혁한다는 이유로 흥선대원군을 앞장세워 왕궁을 점령하고 24일에 새로이 김홍집(金弘集)내각을 구성하였기 때문에 4일간의 영의정으로 끝났다. 이리하여 이른바 갑오경장이 진행되고 새로 조직된 군국기무처에서 시강원사(侍講院師)와 중추원의장의 자리를 맡았다.고종 32년(1895) 민비시해사건 후 김홍집내각이 단발령(斷髮令)을 내려 이를 강제로 실시하자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났는데, 이때 궁내부특진관으로서 단발령에 반대하는 상소를 하였다. 이런 혼란 속에 고종이 아관(俄館)으로 파천하였고 따라서 김홍집이 실각하고 새로이 친로내각이 수립되었는데 이때에 내각총리대신이 되었다.고종 광무 1년(1897) 대한제국이라는 국호 아래 새 관제를 정비한 광무정부가 발족하자 의정부의정에 임명되었고, 대원군이 죽은 뒤 산릉석의중수도감도제조(山陵石儀重修都監都提調)에 제수되었다. 정치 · 경제사상은 철저하게 유교적 왕도사상에 근거하고 있었으나 이용후생과 경세치용에 대한 관심도 가지고 있었다.

철종조에서 문호개방 · 임오군란 · 갑신정변 · 갑오농민전쟁 · 청일전쟁 · 갑오경장 · 을미사변 등 한국근세의 역사 속에서 정부의 중요관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언제나 온건 보수의 길을 선택하여 개량주의를 지향하는 정치가로 일관하였다.특히, 김옥균 · 박영효(朴泳孝)등 갑신정변을 주도한 혁명세력과는 말할 것도 없고 김홍집 · 어윤중(魚允中) 등을 비롯한 온건 개혁세력과도 언제나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보수주의자였다.일생을 조선 봉건왕조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5백년 선왕의 제도는 변혁할 수도 없고 변혁해서도 아니된다는 정치원리를 신봉하며, 이를 주장한 수구파 관료였다. 최근 일부 학자들에 의하여 그가 민본주의에 입각한 중도적 개혁가로서 개화파와 수구파의 대립이 계속된 조선근세정치사에서 언제나 민족주의적 입장을 지킨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정치가였다고 평가를 받기도 한다.

고종 광무 2년(1898) 무술 7월 26일 향년 67세에 졸하였다. 공의 부음에 국왕이 제문을 친찬(親撰)하고 충문(忠文)이라 증시(贈諡)하였다.

배위는 정경부인 남양홍씨로 순조 28년(1828) 무자에 태어나, 순종 융희 4년(1910) 2월 26일에 졸(卒)하니 향년 81세였다. 아버지는 이조판서 정문공(貞文公) 종서(鍾序)이고, 할아버지는 증이조판서 재원(在元)이며, 증조는 증이조참판 양섭(陽燮)이니, 외조는 현령 조기항(趙基恒)으로 본관은 가림(嘉林)이다.

슬하에 3남 1녀를 두니, 1남은 비서승 용규(容圭)이고, 2남은 장흥군수 택규(宅圭)이며, 3남은 참봉 복규(宓圭)이니, 1녀는 교리 서상윤(徐相允)으로 달성인이다.

경기도 양주시 광석면 추교리 계좌(癸坐) 합폄이고, 묘표는 종질 종규(宗圭)가 찬하였고, 손자 태진(泰鎭)이 썼으며, 전면은 다른 손자 승진(升鎭)이 썼다.

저서로는 《용암집》이 있다.

[參考文獻] 高宗實錄 日省錄 承政院日記 蓉庵集.安東金氏世譜 韓國 近代의 民族意識硏究(金昌洙, 同和出版公社,(1987) 安東金氏賢人錄(2011) 자랑스런永嘉後裔(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