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한 생을 살면서 극단적인 언행은 피하고 볼 일이다. 집에 와 어머니한테 “네가 욕한 익자 순자가 바로 네 친할아버지다”는 말을 듣고 난고는 절망했다. 뒤늦게 가족사를 털어놓은 함평 이씨도 앙천통곡했다. 불충을 저지른 폐족자의 자손으로, 조부를 다시 죽여 천륜을 어긴 죄인으로 어찌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겠느냐고 실성한 듯 웃어댔다. 그 후 난고는 아무 말 없이 집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