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태생지는 양주

회천읍 회암리 태생(현 양주시 회암동), 시 두편에서 양주와의 관계 확인

글_이은모

난고 김병연(별호: 김립, 김삿갓)의 일대는 신안동 김씨(휴암공파)의 세보에 의하면 1907년 3월 13일에 출생하여 1863년 3월 29일에 사망했다고 기록됐다.

그러면 김삿갓의 행적을 어떻게 구분할까?

필자가 김삿갓 일대기를 '함께그린 양주'에 연재하면서 독자 여러분이 제일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김삿갓은 양주에서 태어났는가? 하는 것과 그의 행적을 어디에 근거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의 조부인 김익순이 선천부사와 방어사로 있을 때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 그들의 위력 앞에 항복한 죄로 역적으로 처형됨으로서 사대부였던 김병연 일가는 폐족으로 몰려 그의 어머니인 함평 이씨에게 많은 글을 배웠다.

이후 조선 팔도를 유랑하면서 무너져가는 신분질서를 꼬집으며 몰락양반의 정서를 대변하는 글로서 많은 희작(戱作)의 시를 남겼다.

김삿갓이 사망한지 60여년이 지난 1930년대에 시인지자 문학연구가인 이응수(李應洙) 씨의 집념과 노력으로 전국에 숨겨진 김삿갓이 남긴 시를 수습하여 몇 차례의 검증을 받아 펴낸 김립시집(金笠詩集)이 나옴으로서 그가 대시인으로서의 각광을 받게 되었다.

김삿갓에 관한 기록은 해장 신석우의 해장집(海藏集), 녹차 황오의 녹차집(綠此集), 강기문의 대동기문(大東奇聞), 그리고 해동시선(海東詩選), 대동시선(大東詩選) 등으로 난고 김병연이 김립(金笠)으로 밝혀졌고, 그의 명성은 국내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높이 평가되어 대시인임을  알게 되었다.

그가 남긴 시는 과체시를 비롯하여 500여수가 발굴되어 발표되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시가 수집되리라 믿는다.

베일에 쌓여있던 그의 출생지는 어디일까?

1980년대에 시인이자 대학교수인 정대구 씨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서울에 있는 신안동 김씨 종친회(휴암공파) 사무실을 찾아 김삿갓의 출생지에 대하여 문의하자 회장 김천한 씨와 동석했던 김방한 옹이 서슴없이 "양주군 회천면 회암리"라고 선뜻 대답해주었다고 한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김방한 옹은 양주는 알아도 회천과 회암은 어느 곳에 있는지 모른다.

이는 오직 선대에서 일러준 김삿갓의 태생지를 항상 가슴에 담고 있다가 정대구 씨에게 말해준 것이다.

이를 뒷바침하는 그의 시 조산촌훈장((嘲山村訓長)과 부벽루(浮碧樓) 두 편에서 양주(楊州)라 쓴 글에서 양주와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고, 사향 길에 쓴 그의 장시(長詩)인 난고평생시(蘭皐平生詩)에서 "한북(漢北) 땅이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이라네."라는 시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양주가 나고 자란 고향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삿갓의 종명지(終命地)도, 영월의 묘소도 기록으로 전해진 것이 아니고 25년 전 구전으로 전해진 것이다.

현재 출생지는 양주시 회천읍 회암동으로, 종명지는 전남 화순군 동복면 구암리 정(丁)씨 집으로, 묘소는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노루목으로 지금은 전국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현실이다.

김삿갓의 행적에 관해서는, 금강산을 시작으로 조선 8도를 두루 섭렵하며 다녔음을 그의 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현재 영월의 묘소에는 땅을 넓게 매수하여 김삿갓문학관과 묘소를 공원화하여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종명지인 전남 화순군에서는 동복면(동복현) 구암리에서 시인이 운명하신 정씨 집 등을 매입하여 본채와 사랑채를 기와집으로 화려하게 신축 완공했으며, 인근 초장지(初葬地)에 공원화 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어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김삿갓 시에 양주라 쓴 글

조산촌훈장(嘲山村訓長) - 산골 훈장을 놀리다

山村學長太多威 高着塵冠揷唾排 산촌학장태다위 고착진관삽타배
大讀天皇高弟子 尊稱風憲好明주 대독천황고제자 존칭풍헌호명주
每逢兀字憑衰眼 輒到巡杯籍白鬚 매봉올자빙쇠안 첩도순배적백수
一飯횡堂生色語 今年過客盡楊州 일반횡당생색어 금년과객진양주

산골 훈장이 너무나 위엄이 많아
낡은 갓 높이 쓰고 가래침을 내뱉네.
천황을 읽는 놈이 가장 높은 제자고
풍헌이라고 불러 주는 그런 친구도 있네.
모르는 글자 만나면 눈 어둡다 핑계대고
술잔 돌릴 땐 백발 빙자하며 잔 먼저 받네.
밥 한 그릇 내주고 빈 집에서 생색내는 말이
올해 나그네는 모두가 양주 사람이라 하네.

부벽루(浮碧樓)

三山半落靑天外  삼산반락청천외

二水中分白鷺州  이수중분백로주

古代文章奪吾句  고대문장탈오구

夕陽投筆下楊州  석양투필하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