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皐處士 安東金公 炳淵 墓祠 祝文

(난고처사 안동김공 병연 묘사 축문)

    恭惟先生 天挺其質 廩生楊州 自幼勤學

    공유선생 천정기질 름생양주 자유근학

    日就月將 早顯頭角 不幸洪亂 王考誤轍

    일취월장 조현두각 불행홍난 왕고오철

    國論沸騰 事至廢族 家道蒼落 隨母避接

    국논비등 사지폐족 가도창낙 수모피접

    時赴鄕試 壯元登捷 辭犯祖諱 非情之失

    시부향시 장원등첩 사사조휘 비정지실

    以母事明 靑天霹靂 有乖彛倫 噬臍莫及

    이모사명 청천벽력 유괴이윤 서제막급

    自處罪人 不見天日 放浪江湖 不冠戴笠

    자처죄인 불견천일 방랑강호 불관대립

    詩酒消光 無意餘業 千言萬詞 揶揄諧謔

    시주소광 무의여업 천언만사 야유해학

     積鬱不伸 其恨何極 深悔己過 贖以行而

    적울불신 기한하극 심회기과 속이행이

    有關風敎 千秋懿蹟 雲水踪跡 終焉同福

    유관풍교 천추의적 운수종적 종언동복

    不葬其地 遠窆寧越 罪不及代 宥免邦策

    불장기지 원폄영월 죄불급대 유면방책

    雲仍茹恨 合謀竪碣 高山仰止 追慕冞節

    운잉여한 합모수갈 고산앙지 추모미절

    慈修歲事 靈庶盤挌        尙          饗

    자수세사 영서반격        상          향

                                    雅號蘭皐世稱金笠

                                    아호난고세칭김립

    友川柳文席所製者去癸未八月往謁時惠贈甚謝

    우천유문석소제자거계미팔월왕알시헤증심사

                                       甲申 立夏日 子允

                                       갑신 입하일 자윤

蘭皐處士 安東金公 炳淵 墓祠 祝文

(난고처사 안동김공 병연 묘사 축문)

恭惟先生(공유선생) 天挺其質(천정기질)

삼가 선생을 생각 하옵기에, 하늘을 울릴 기질이 있으셨고,

廩生楊州(름생양주) 自幼勤學(자유근학)

양주고을에서 나시어, 어려서는 스스로 배움의 길을 닦고,

日就月將(일취월장) 早顯頭角(조현두각)

하루와 달이 다르게, 일찍이 두각을 나타내더니,

不幸洪亂(불행홍난) 王考誤轍(왕고오철)

불행히도 홍경래난을 당하여, 나라로부터 생각이 부족하게,

國論沸騰(국론비등) 事至廢族(사지폐족)

나라의 여론이 들끓어, 폐족을 당하기에 이르러,

家道蒼落(가도창락) 隨母避接(수모피접)

집안은 풍랑에 휘말리어, 어머니를 따라 피신을 했네,

時赴鄕試(시부향시) 壯元登捷(장원등첩)

때가 되어 지방 향시에서, 장원급제에 이르렀네,

辭犯祖諱(사사조휘) 非情之失(비전지실)

조부의 이름을 감히 범하고, 인륜을 저 버렸네,

以母事明(이모사명) 靑天霹靂(청천벽력)

어머니로부터 이 사실을 알고, 하늘이 무너지고 벽력을 받아,

有乖彛倫(유괴이윤) 噬臍莫及(서제막급)

떴떴한 마음이 하늘을 치 받어, 얼굴을 들 수 없는 처지가 되었네,

自處罪人(자처죄인) 不見天日(불견천일)

스스로 죄인을 자처하고, 하늘을 볼 수가 없어,

放浪江湖(방랑강호) 不冠戴笠(불관재립)

찢어진 삿갓을 쓰고, 천하를 방랑하니,

詩酒消光(시주소광) 無意餘業(무의여업)

시와 술로 시름을 달래고, 하는 일 없이 마음을 식히니,

千言萬詞(천언만사) 揶揄諧謔(야유해학)

좋은 글과 말로 세상을 빗대어, 웃음과 야유를 하니,

積鬱不伸(적울불신) 其恨何極(기한하극)

쌓인 울분이 사라지고, 사무친 한도 사라지네,

深悔己過(심회기과) 贖以行而(속이행이)

마음속의 회한이 없어지고, 발걸음이 가벼워 지네,

有關風敎(유관풍교) 千秋懿蹟(천추의적)

비 바람에 가르침을 얻고, 천추에 남을 발자취가,

雲水踪跡(운수종적) 終焉同福(종언동복)

구름처럼 이어지다, 전라도 동복에서 끝이 나니,

不葬其地(불장기지) 遠窆寧越(원폄영월)

묻힌 곳이 내 땅이 아니어서, 먼 곳 영월에 와 묻히니,

罪不及代(죄불급대) 宥免邦策(유면방책)

죄의 대 물림은 끝나고, 사면이 되었도다,

雲仍茹恨(운잉여한) 合謀竪碣(함모수갈)

뜬 구름에 한을 앃어, 뜻 있는 이 들이 모여 비를 세워,

高山仰止(고산앙지) 追慕冞節(추모미절)

높은 산을 바라 보고, 예를 갗우어 추모하니,

慈修歲事(자수세사) 靈庶盤挌(영서반격)

만사를 너그러이 여겨, 혼령께 올리오니,

尙 饗 (상 향)

받아 흠향 하옵소소.

雅號蘭皐世稱金笠(아호난고세칭김립)

      友川柳文席所製者去癸未八月往謁時惠贈甚謝

     (우천유문석소제자거계미팔월왕알시헤증심사)

         甲申 立夏日 子允 (갑신 입하일 자윤)

   庚寅 元旦 傍孫 官東 飜譯(경인원단 방손관동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