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편]과거시험 후 병연은 며칠 간 고민에 빠졌다. 이 모두가 폐족에서 오는 고난과 슬픔이었다 [새창] 과거시험을 보고 닷새 만에 정현덕이 찾아왔다.
그는 글방에 들어와 방안을 둘러 보고 나서 유희가 쓴 '문통'이라는 책을 들여다 보고 있는 병연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선생님. 이번 과거시험을 보셨습니까?"
그의 심상치 않은 물음에 옆자리에서 글을 읽던 복경, 해장, 사수 등 동문들이 병연을 바라보며… 2011-12-14 12:08:30 김관동
[50편]병연은 천천히 집으로 발길을 옮기며, 다산의 장편 시를 더듬으며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새창] 그는 한참만에야 다리 위로 올라왔다.
병연은 천천히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어두워지는 황혼 속에서 검푸르게 우뚝 솟은 삼각산, 북악산 인왕산, 그리고 머리 위로 보이는 남산이 어둠 속에서 평소와 달리 거대한 짐승들이 험상 사납게 서있는 듯했다.
내 마음이 약해진 탓일까.
병연은 어둠을 이용해 조용히 대문을 … 2011-09-21 17:40:25 김관동
[47편]병연은 끝내 조상의 사조단자를 쓰지 못하고, 옆자리의 선비에게 시험지를 던져주고 밖으로 나온다.| [새창] 오늘 치루고 있는 과거시험장에도 부정행위가 만연했지만, 힘 있는 집의 자식 놈들은 모르는 척 눈감아주고, 지방에서 왔거나 힘없는 선비들에겐 으름장이나 놓으며 붉은 도장을 찍어대기가 일수였다.
상소문에서 참작하여 제작한 열 개의 도장을 시험 감독관이 가지고 다니며 부정행위의 그 수법에 따라 해당되는 도장을… 2011-06-22 06:58:20 김관동
[46편]한식경도 못되어 글을 다 쓴 병연은 답안지에 쓸 사조단자를 남겨두고 생각에 잠겼다 [새창] 병연은 준비해 온 지필묵을 가지런히 놓고 잠시 허공을 바라보며 시상을 구상했다.
좀 전에 출입문에 들어올 때 뒤쪽에서 휘두른 막대기에 얻어맞은 등짝이 얼얼해 왔다.
다행이 짊어진 필낭 때문에 큰 화를 면한 셈이다.
만일 필낭을 걸치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거꾸러졌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뭇사람에게 짓밟… 2011-05-26 10:35:15 김관동
[41편]보고 싶었던 책들이 눈앞에 나타나니 병연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설레었다.| [새창] 병연은 서책들을 보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벽장 안에 쌓인 책들을 둘러보았다.
더욱이 희귀한 서책은 물론, 보고 싶어 했던 책들이 눈앞에 나타나니까 그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설레었다.
제자백가를 비롯하여 송나라 때 주희(朱喜)가 편찬한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 이항복의 백… 2010-11-23 05:12:21 김관동
[40편]조반을 마치고 난 안응수 부친은 병연에게 합격점을 주었다. 상것이 아님을 인정한 것이다.| [새창]
그러나 병연은 허전했다.
이는 곁에 같이 있으면서 학문을 하게 될 안응수에게는 이렇다할 조상에 대해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에서였다.
병연은 전전긍긍하다가 문득 말문을 열었다.
"제가 알고 있는 어른은 외조부님뿐이옵니다."
"외조부. 그래 함자가 어떻게 되시는가?"
"네. 이 유자수자이옵니다."
"이유… 2010-10-06 09:41:02 김관동
[41편]보고 싶었던 책들이 눈앞에 나타나니 병연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설레었다 [새창] 병연은 서책들을 보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벽장 안에 쌓인 책들을 둘러보았다.
더욱이 희귀한 서책은 물론, 보고 싶어 했던 책들이 눈앞에 나타나니까 그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설레었다.
제자백가를 비롯하여 송나라 때 주희(朱喜)가 편찬한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 이항복의 백… 2010-11-23 05:08:04 김관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