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 버티는 내공

​

‘악플’이 사람을 먼 곳으로 보내 버린다.

얼마 전에도 20대 여배우가 안타까운 선택을 하며 우리 곁을 떠났다.

근래 몇 년 사이에 여러 명의 연예인들이 악플 때문에 저세상으로 갔다.

악플은 저승사자란 말인가!

​

악플이 무서운 이유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 즉 인정받고 싶은 인정 욕구를 억눌러 버리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은 생물학적 욕망과 사회적 욕망으로 나눌수 있다.

생물학적 욕망이란 식욕과 성욕이 대표적이다.

음식남녀(飮食男女)에 대한 욕망이다.

이걸 가로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고, 가로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

사회적 욕망은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인정 욕구인 것이다.

출세하고 이름을 얻고 싶은 욕구에 해당한다.

일본어로 표현하면 ‘가오다시’를 잡고 싶은 욕망이다.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생물학적 욕구인 식욕과 색욕을 많이 충족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양대 영역은 연동되어 있다.

​

연예인은 젊은 나이에 빠른 속도로 인정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특수한 직업이다.

그 원천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고, 박수를 받는 것이며, 그 박수는 결국 댓글로 귀결된다.

휴대전화로 서로가 엮인 사회에서 타인이 적는 댓글은 인정 욕구의 목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연예인은 20~30대의 젊은 나이가 많다.

악플을 감당할 수 있는 내공이 부족할 나이다.

감당할 수 있는 내공에 비해 사회로부터 과도한 인정을 받는 직업이 연예인이다.

위가 무거운 가분수 상태는 경우에 따라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

인정 욕구를 결정적으로 붕괴시키는 악플이라는 저승사자로부터 버틸려면 어떤 내공이 필요한가?

감방, 부도, 이혼, 암이라는 대장부 4대 고난 중 하나라도 겪은 사람이라면 사실 악플 따위는 별거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20~30대는 젊은 세대다.

비교적 어린 편이라 4대 고난 중 하나도 겪어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보통 50세는 넘어야 4대 고난 중 하나라도 경험해보기 마련이다.

​

그렇다면 악플을 견디는 다른 방도는 없을까.

‘주역’에 나오는

‘독립불구(獨立不懼) 둔세무민(遯世無悶)’이란 구절을 암송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건

‘혼자 있어도 두렵지 않고. 세상과 떨어져 있어도 근심이 없다’는 뜻이다.

조선 시대 택당 이식 선생이 가장 애송했던 문구이고, 나도 주역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