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된 강진군 칠량면 봉황마을 정윤석 옹기장. 그 아들 정영균(56)씨에게 기술이 전수되었다.
국내에도 가 볼 만한 곳이 많다.
특히 시골 여기저기에 다양한 분야에 전념해온 장인들이 숨어 있다.
이 장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게 영양가가 있다.
전남 강진군 칠량면의 봉황마을에 사는 옹기 장인을 만나기 위해 배낭을 꾸렸다.
칠량은 옹기가 유명했던 동네이다.
1980년을 전후해서 유명한 잡지였던 ‘뿌리깊은 나무’에서 민중 자서전 시리즈를 기획했었다.
그 시리즈 중 하나가 옹기장이의 이야기이다.
칠량에서 평생 옹기 나르는 배를 타고 남해안 섬 마을로 옹기를 팔러 다니던 김우식 노인의 이야기를 인터뷰해서 쓴 책이다.
호남의 향토사를 거의 60년 가까이 추적해온 김정호(88) 선생이 썼다.
김정호는 필자가 호남 향토사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여쭤보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6·25가 끝난 직후인 1950년대 중반부터 부산, 마산 등지에는 옹기 수요가 폭발했다.
난리 통에 그릇들이 깨져버렸다.
전라도 강진 칠량에서 만들어 배에다 싣고 간 옹기가 불티나게 팔렸다고 나온다.
그 옹기 붐은 플라스틱 그릇이 대량 보급되기 전인 198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이후로 옹기는 플라스틱에 밀려 버렸다.
아직까지 칠량에 남아 옹기를 끝까지 부여잡고 있는 장인이 정영균(56)이다.
본인이 4대째 옹기 가업을 잇고 있고 아들이 5대째 계승하고 있다.
전성기에는 이 동네에 옹기 장인이 60가구나 되었다고 한다.
옹기를 실어 나르는 옹기배도 30척이 있었다.
지금은 정영균 혼자 남았다.
봉황마을은 마치 새의 양 날개가 동네를 감싸 안은 형국이다.
바람을 막아주니까 동네 앞의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해서 배를 운행하기가 수월하다.
“칠량은 우선 흙이 좋다. 근처의 논바닥을 대강 70cm만 파 내려가도 옹기, 도자기를 만들기에 적합한 토질이 나온다. 그래서 고려시대 청자가마도 있었지만, 고려청자가 나오기 이전 시기에도 토기를 만들었던 동네이다.”
옹기가마에 불을 지필 때는 대량의 땔감이 필요한데 이걸 어떻게 확보했나?
인근의 섬들에 가서 장작을 구입하기도 하고, 섬사람들이 장작을 배에다 싣고 이곳으로 팔러 오기도 했다고 한다.
주변 해안에는 자그마한 섬들이 많다.
옹기의 최대 장점은 숨을 쉬는 그릇이라는 점이다.
바로 통기성(通氣性)이다.
그래서 차(茶)를 마시는 차인들이 차를 오래 보관하기 위하여 옹기를 선호한다.
“그 통기성은 여기에서 생산되는 토질과, 옹기를 성형할 때 나무도구로 두드려서 작업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전통적인 흙의 사용 여부와 두드리는 제작 기법이 통기성을 확보한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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