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친
신사임당(1504~51)
산 첩첩 내 고향 천리건마는
자나깨나 꿈속에도 돌아가고파
한송정 가에는 외로이 뜬 달
경포대 앞에는 한줄기 바람
갈매기는 모래 위로 흩어졌다 모이고
고깃배들은 바다 위로 오고 가리니
언제나 강릉길 다시 밟아
색동옷 입고 앉아 바느질할꼬
맹자는 인생삼락으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땅을 굽어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것,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
그리고 형제가 무고하고 어버이가 살아 계심을 들었다.
그러나 그 무엇에 어버이 살아계심을 비하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어머니의 눈빛이 아니던가.
그 그윽한 눈빛에 시름을 달래지 않았던가.
시부모를 모시며 높은 덕행을 갖추었던 사임당은 강릉의 홀로 된 어머니를 꿈속에라도 만나뵙고 싶어한다.
그러기에 사임당은 강릉 친정에서 한양으로 돌아오던 중 대관령 중턱에서 다음과 같은 시를 짓지 않았던가.
늙으신 어머니는 강릉에 계시는데,
한양을 향해 떠나는 서글픈 이내 마음,
머리를 돌이켜 강릉 쪽을 바라보니,
흰 구름 나는 아래 저녁 산만 푸르네.
꽃잎 흩날리는 날.
진달래 꽃잎 울컥 가슴으로 떨어져 서러운 후회 미어지는 날.
<박주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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