栗里遺曲      ( 金 光 煜 )

(1)  陶淵明 죽은 후에 또 淵明이 나단 말이

      밤마을 옛 이름이 마초아 같을시고

      돌아와 守拙田園이야 긔오 내오 다르랴

(2)  功名도 잊었노라 富貴도 잊었노라

      世上 煩憂한 일 다 주워 잊었노라

      내 몸을 내마저 잊으니 남이 아니 잊으랴

(3)  뒷집에 술쌀을 꾸니 거친 보리 말 못찬다

      즈는 것 마구 찧어 쥐 빚어 괴어내니

      여러 날 주렸던 입이니 다나 쓰나 어이리

(4)  江山 閑雅한 風景 다 주워 맡아 있어

      내 혼자 임자거니 뉘라서 다툴소냐

      남이야 심궂이 여긴들 나눠 볼 줄 있으랴

(5)  질가마 좋이 씻고 바위아래 샘물길어

      팥죽 달게 쑤고 절이김치 끄어내니

      世上에 이 두 맛이야 남이 알까 하노라

(6)  어화 저 白鷗야 무슨 수고 하나슨다

      갈숲으로 바자니며 고기엿기 하는고야

      나같이 군마음 없이 잠만들면 어떠리

(7)  茅詹 기나 긴 해에 하올 일이 아주 없어

      浦團에 낮잠들어 夕陽에 지자 깨니

      아희야 날 찾는 벗님이란 遙指木山 하여라

(8)  三公이 貴ㅎ다한들 이 江山과 바꿀소냐

      扁舟에 달을 싣고 낚대를 흩던질 제

      이 몸이 이 淸興가지고 萬戶侯들 부러랴

(9)  秋江 밝은 달에 一葉舟 혼자 저어

      낚대를 떨쳐드니 잠든 白鷗 다 날거다

      어디서 一聲魚笛은 조차 興을 돕나니

(9-1) 秋江 밝은 달에 一葉舟 혼자 저어

        낚대를 떨쳐드니 잠든 白鷗 다 날거다

        저희도 사람의 興을 알아 오락가락 하더라

(10)  헛글고 섞은 文書 다 주어 후리치고

        匹馬 秋風에 채를 쳐 돌아오니

        매인 새 놓이다 이대도록 시원하랴

(11)  대막대 너를 보니 有信하고 반갑고야

        나니 아이적에 너를 타고 다니더니

        이제란 窓뒤에 섰다가 날 뒤세고 다녀라

(12)  世上 사람들이 다 쓸어 어리더라

       죽을 줄 알면서 놀 줄란 모르더라

       우리는 그런 줄 알므로 長日醉로 노느라

(13)  사람이 죽은 後에 다시 산 이 보았는다

        왔노라 한 이 없고 돌아와 날 본 이 없다

        우리는 그런줄 알므로 살았을 제 노노라

(13-1) 사람이 죽어가서 나올지 못나올지

         들어가 본 이 없고 나왔단 말이 없다

         들어가 못나올 人生이 아니 놀고 어이리

(14)  黃河水 맑다더니 聖人이 나시도다

        草野 君賢이 다 일어나단 말가

        어즈버 江山風月을 누를 주고 니거니

(15)  細버들 가지꺾어 낚은 고기 꿰어들고

        酒家를 찾으려 斷橋로 건너가니

        그 골에 杏花 져 쌓이니 갈곳 몰라 하노라

(16)  東風이 건듯 불어 積雪을 다 녹이니

        四面 靑山이 예 얼굴 나노매라

        귀밑에 해묵은 서리는 녹을 줄을 모른다

(17)  崔行首 쑥달임하세 趙同甲 꽃달임하세

        닭찜 개찜 오려 點心 날 시키소

        每日에 이렁성굴면 무슨 시름있으랴

 諱 光煜 선생의 호는 竹所이시며 휴암공의 큰아드님으로 장김의 선두주자로 당숙이신 청음공이 대제학 시절에 부제학으로 학문과 글씨가 당대에 최고시었다고 합니다.

 재실에 후손이신 如初 膺顯씨가 선생의 유고를 친필로 편액한 작품이 있으니 종현들은 재실에 오셔서 직접 친람하시길 권합니다.

         사무국장   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