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皐詩選(38) 송편

手裡廻廻成鳥卵(수리회회성조란) 손안으로 돌려서 새알을 만들

                                       고

指頭個個合蚌唇(지두개개합방진)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눌러 조

                                       개 입술처럼 만드네

金盤削立峰千疊(금반삭립봉천첩) 금쟁반에 송편을 빚어 수북히

                                       쌓아놓고

玉箸懸登月半輪(옥저현등월반륜) 옥젓가락으로 반달 같은 송편

                                       을 집어 먹네

※ 이 시는 조선 후기의 放浪詩人(방랑시인) 金炳淵(김병연, 1807~1863)이 쓴 <松餠(송병, 송편)>이다.

어느 해 추석에 쓸 송편 빚는 모습을 보고 쓴 것으로 짐작되는 이 시는 떡이 완성되어 가는 過程(과정)을 재미있게 描寫(묘사)하고 있다.

前半部(전반부)에서는 손안에서 반죽이 비벼져서 동그란 새알처럼 되었 다가 소를 넣어 손가락 끝으로 하나하나 조개의 껍데기가 다물어지듯이 封合(봉합)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後半部(후반부)는 산처럼 쌓인 송편을 젓가락으로 집은 모양새가 허공에 뜬 반달 같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를 통해서 보면 조선 후기의 송편은 대체로 만두처럼 반달 모양이 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성범중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