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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7-23 04:23

무르익음과 문드러짐
 글쓴이 : 김관동
조회 : 322  

무르익음과 문드러짐

‘난상(爛商)’‘토론(討論)’을 덧대 ‘난상토론’이라 함은 ‘역전(驛前)’ ‘앞’을 붙여 ‘역전 앞’이라 부르는 꼴이다.

‘난상’이라는 말 자체가

‘충분할 때

난[爛]까지

의논하다

상[商]’

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단어는 조선시대 영조(英祖) 이후에야 쓰임이 잦아진 것으로 나온다.

한자를 함께 썼던 중국이나 일본에는 용례가 없다.

앞 글자

난‘爛'‘무르익다’ ‘흐드러지다’

등의 새김이 먼저다.

사물의 기운이 최고에 이를 때를 가리킨다.

찬란(燦爛), 현란(絢爛), 천진난만(天眞爛漫), 능수능란(能手能爛)의 우리말 쓰임새가 적잖다.

그러나 극성(極盛)은 쇠락(衰落)을 내비치는 조짐이다.

무르익어 흐드러질 정도의 단계를 넘어서면 문드러지다가 썩는다.

글자는 그런 뜻도 품는다.

바둑의 한 별칭인 ‘난가(爛柯)’가 그렇다.

‘도끼자루

가[柯]

썩는데도

난[爛]

그 재미에 몰두했다’는 고사에서 나왔다.

썩어 문드러진다는 뜻의 부란(腐爛), 궤란(潰爛) 등의 단어도 뒤를 잇는다.

이 글자는 요즘 중국의 사회현상을 대변한다.

‘난미(爛尾)’라는 단어로서 말이다.

‘제대로 끝내지 않아 썩어 문드러지다’

의 뜻이다.

짓다가 만 아파트를 일컬을 때 흔히 사용한다.

아울러 관료의 부패, 은행의 부실 등 총체적인 사회적 난맥도 지칭한다.

짓다가 만 아파트에 돈이 물린 매입자들이 단체로 주택담보 은행 대출금 상환 거부에 나섰고, 은행의 부실을 우려한 예금자들은 예금 인출에 나섰으나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

그에 맞물려 지방정부의 재정 파탄 가능성도 입에 오른다.

지난 40여 년의 개혁·개방으로 왕성한 분위기를 보였던 중국이다.

그러나 부패와 탐욕, 자만 등으로 구조적인 부실에 빠졌다. 무르익어 흐드러지다가 급기야 썩어 문드러지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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